블랙 엥그스

2012.03.20 08:05

오연희 조회 수:41

블랙엥그스 사우스다코다에 가면 금빛 초원위를 노니는 세월좋은 검은소를 쉽게 만날수 있다 어둑어둑한 저녁나절 눈발이 휘날이는 들판에서 해가 지든말든 눈이 오든말든 제 알 바 아니라는 듯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데 영악한 사람들은 하늘을 가리는 어디론가 다 피하고 우둔한 저들은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운 하얀 눈세상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 축복의 크기를 확인하기에는 어둠 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듯 눈이 발하는 수억의 빛을 온 몸으로 읽으며 세상 여념없이 풀을 뜯고있는데 얼만큼 어두워 져야 집으로 돌아가는지 느린 저 걸음으로 밤새 다다를 집이 있기나 한지 혹은 저 들판이 바로 저들의 집은 아닌지 온갖 상상을 하다가 차든 집이든 건물이든 더 크고 더 멋진 곳에 몸 싣은 것을 지고의 낙으로 삼다가 자기몸 크기만한 관 속이나 혹은 한줌의 뼛가루를 담을 조그만 단지 속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결국과 그 인간들을 위해 한 몸 온전히 다 내주고 가는 저들의 결국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영혼 꼭 붙들고 가던 길 쪽으로 사라져 가는 일 외에 길이 없어 길을 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99 빛의 길...한국일보 4월 김인자 2012.04.14 60
9298 진실만 말해요 노기제 2012.05.01 45
9297 지렁이의자유 이상태 2012.03.26 63
9296 봄비 김수영 2012.03.26 61
9295 갯버들 이상태 2012.03.26 66
9294 정자나무의 속내 성백군 2012.03.25 46
9293 애나그램 김학천 2012.03.23 45
9292 줄임말 공해 김학천 2012.03.23 55
9291 추태 강민경 2012.03.21 60
9290 연우(煙雨) 정용진 2012.03.21 57
9289 뿌리 오연희 2012.03.21 59
9288 마주보기 (결혼 축시) 그레이스 2012.03.20 54
9287 오연희 2012.03.20 33
» 블랙 엥그스 오연희 2012.03.20 41
9285 샤핑 여왕의 참회록 오연희 2012.03.20 40
9284 시(詩)가 흐르는 서울 오연희 2012.03.20 66
9283 장모누나 시언니 오연희 2012.03.20 58
9282 이건 무슨 감정인가 노기제 2012.03.20 58
9281 이중 구조 동아줄 2012.03.19 62
9280 할리우드 살아요 이영숙 2012.03.19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