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

2013.07.19 05:58

이주희 조회 수:4 추천:1


소나무 / 이주희

    돌 틈에 뿌리 잡혀 한 백 년 지냈어도

    잎 푸른 침마다 바람을 꿰고 서니

    항시 길목은 맑고 향기롭다

    한 땐 보릿고개서 보굿 속을 파 먹히고

    이따금 구름이 표류하여 천둥치며 스쳐도

    기어이 끝자락을 금줄에 내어준다

    제 그림자 고요히 땅 위에 뉘여

    만만의 꽃가루 솔바람에 날리지만

    결코 선을 넘지 않아 겸손하다

    가지마다 솔 방울방울 달무리 달아

    비늘 켜켜이 씨앗 품어준 날개

    축복의 땅에 내려 큰 나무 되라


    -(소리비)에서-

    중앙일보 : 2010.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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