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호의 꿈
2013.07.22 16:41
청평호의 꿈
닭 벼슬보다 붉은
맨드라미 길을 보고 있어요
발밑에 가라앉은 돌을 세면서
큰 돌은 커서
작은 돌은 작아서
뒤뚱거리며 힘겹게 굴러온
반짝이는 수면 아래에서
흐느끼는 소리 들어본 적 있나요
옹벽 같은 세월을 밀고 당기며
속이 깊은 체 해보지만
절벽을 뛰어내린 강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요
깊어 보았자 그 속이 그 속이라는 걸
마음대로 속풀이 할 수도 없는
입김에 부풀은 풍선 같은 것
나의 숨결은 어디에 있을까
나의 걸음은 어디에 있을까
소리치고 싶어요
장맛비 따라 붉게 흘러가고 싶어요
살아있는 것은 펄떡이는 것
손목의 핏줄처럼
두근 거리며 물결치며 달려가며
넘어져도, 혹시 길을 잃어도
고요해서 아름답다고
나를 슬프게 하지 말아요, 제발
'우리시' 7월호
닭 벼슬보다 붉은
맨드라미 길을 보고 있어요
발밑에 가라앉은 돌을 세면서
큰 돌은 커서
작은 돌은 작아서
뒤뚱거리며 힘겹게 굴러온
반짝이는 수면 아래에서
흐느끼는 소리 들어본 적 있나요
옹벽 같은 세월을 밀고 당기며
속이 깊은 체 해보지만
절벽을 뛰어내린 강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요
깊어 보았자 그 속이 그 속이라는 걸
마음대로 속풀이 할 수도 없는
입김에 부풀은 풍선 같은 것
나의 숨결은 어디에 있을까
나의 걸음은 어디에 있을까
소리치고 싶어요
장맛비 따라 붉게 흘러가고 싶어요
살아있는 것은 펄떡이는 것
손목의 핏줄처럼
두근 거리며 물결치며 달려가며
넘어져도, 혹시 길을 잃어도
고요해서 아름답다고
나를 슬프게 하지 말아요, 제발
'우리시'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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