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雪中梅)
2014.03.15 16:53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참다 참다 못 해
꽃봉이 터졌다
검은 가지 위 쌓인 눈 헤치고
빨간 입술을 내밀었다
사춘기 소녀의 유두 같은 것
햇볕은 탐하지 말라
바람아 못 본 채 해라.
두고 떠나가야 하는 눈(雪)은
제풀에 눈물짓는다.
참지 조금만 더 참지
임 바라기에 환장한 것 같이.
벌 나비는 입질도 않는데
어쩌자고 속내를 다 드러냈나
눈물 속에서 얼음 깨물고도
잎 벌린 거부할 수 없는 삶
봄맞이 앞장서서
할미꽃진달래유채꽃산수유개나리벚꽃
줄줄이 오는 길 다 터 놓았으니
내 백발도 검어지려나, 나도
신방 한 번 더 차려도
되겠니?
582 - 02192014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139 | 고장 난 나침반처럼 | 박영숙영 | 2014.03.19 | 0 |
10138 | [김우영 한국어이야기 4]모국어 사랑은 감옥의 열쇠 | 김우영 | 2014.03.18 | 0 |
10137 | 어떤 인연 | 채영선 | 2014.03.14 | 0 |
10136 | C형과 삼시 세판[재미수필 13년 15집, 맑은누리 14년 여름호] | 동아줄 | 2014.03.14 | 0 |
10135 | 조청 | 이영숙 | 2014.03.14 | 1 |
10134 | 한국이 맛있다 | 이영숙 | 2014.03.14 | 0 |
10133 | 농군(農軍)이 되다 | 이영숙 | 2014.03.14 | 0 |
10132 | 산중춘우(山中春雨) | 정용진 | 2014.03.13 | 1 |
10131 | 수필은 문이다 | 동아줄 | 2014.04.10 | 2 |
10130 | [이 아침에] 값이 싼 티켓은 이유가 있다. 5/20/14 | 오연희 | 2014.05.22 | 1 |
»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3 |
10128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1 |
10127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2 |
10126 | 구자애의 시세계 | 백남규 | 2014.03.12 | 2 |
10125 | 나는 엄마의 어린 딸 | 박영숙영 | 2014.05.14 | 0 |
10124 | 생존을 넘는 삶 | 김학천 | 2014.03.11 | 1 |
10123 | 분노 | 최영숙 | 2014.03.11 | 3 |
10122 | [이 아침에] 좋은 머리 좋은 곳에 쓰기(3/6/14) | 오연희 | 2014.03.07 | 0 |
10121 | 심은대로 거둔다 | 김수영 | 2014.03.03 | 1 |
10120 | Balance | 윤석훈 | 2014.03.01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