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품고 살아서
2014.06.17 06:40
시를 품고 살아서
봄이 왔다
넉넉한 훈풍에 실려
반질반질 초록을 몰고 봄이 왔다
다시 환회로 일어선 땅
여기저기에 생명을 튀워내고
젖 물려 살을 찌우고 있다
설램으로 봄을 기다려온 대지처럼
이런저런 기다림으로 늙을 겨를이 없었던 나
작년보다 더 여물어진 몸으로 봄을 맞는다
가슴에 시를 품고 살아서였을까
삭풍이 나를 건들지 않고
내 옆을 추월해 갔다
책을 포개 놓고
밤을 까맣게 세운 지식은
시가 되지 못했지만
어느 연민에 뒤채이던 여린 시어는
부족함을 끌어 올려
세상은 아름답다고 쓰게 했다
감성이 저 먼 곳까지 닿았는지
그게 시가 되었다
가난한 영혼 위에
생명의 언어를 잉태해준 신실하심이
시를 영글게 만들어 주셨다
봄이 왔다
넉넉한 훈풍에 실려
반질반질 초록을 몰고 봄이 왔다
다시 환회로 일어선 땅
여기저기에 생명을 튀워내고
젖 물려 살을 찌우고 있다
설램으로 봄을 기다려온 대지처럼
이런저런 기다림으로 늙을 겨를이 없었던 나
작년보다 더 여물어진 몸으로 봄을 맞는다
가슴에 시를 품고 살아서였을까
삭풍이 나를 건들지 않고
내 옆을 추월해 갔다
책을 포개 놓고
밤을 까맣게 세운 지식은
시가 되지 못했지만
어느 연민에 뒤채이던 여린 시어는
부족함을 끌어 올려
세상은 아름답다고 쓰게 했다
감성이 저 먼 곳까지 닿았는지
그게 시가 되었다
가난한 영혼 위에
생명의 언어를 잉태해준 신실하심이
시를 영글게 만들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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