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2005.02.23 15:11

윤석훈 조회 수:57

기억의 공간에 구두를 벗고
지천명의 꽃이 떨어졌다
어제로 고정된 얼굴이
슬픈 소주잔에 새겨져
낯익은 모습들 비추고
남아있으므로 가슴이 에는
눈동자에 포개진다
이제 살아서는 살갗을 부빌 수 없다
생살 파헤치며
들어오는 칼날 손으로 막고
피 철철 묻어나는 가슴 비비며
언제여야하나 언제여야하나
다시 만날 수 있는 날

꿈꾸는 꽃밭엔 낙엽만
툭툭 떨어지고
검은 새들  
하얀 치마자락 기어코 덮는
생이별의 뒷마당에
가을비 후둑후둑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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