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탱고
2010.10.12 04:18
이방인의 탱고
고향은 나를 낳아
추억을 심어주던 아리랑이
타향에서 배우는
빙글 빙글 춤을 추는 탱고
영양가 좋은 초원으로 찾는 곳에
이름도 묻고 고향도 묻지만
나이 묻고 출신을 묻지 마라
내 얼굴에 찌들어진
묻어나는 눈매나 보고
어딘가 아픈 곳을 싸매주며
주린 배 따뜻한 한 끼 밥이나
어울려 먹을 수 있었으면 좋아
이 땅으로 멀리 찾아온
그대는 어둠을 반항하는 선구자로
당신은 빛을 저항하던 원주민으로
우리는 뿌리 강한 이방인으로
서로 다른 것을 알지 못하면서
채찍 맞아 돌아가는 팽이 같지만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묻지를 말라.
작가노트:
채찍 맞는 팽이는 잘 돌아간다.
채찍은 음악이고 문화이며 관습이지만,
고향의 익숙한 생활에 삼킬 수 밖에 없는 입 맛 씁씁해도 어울려 살아간다.
낮선 곳에서 잘 살아보겠다고 아픈 채찍을 맞아야만 했다.
채찍 맞은 자리가 멍처럼 퍼래도 불꽃 되어 타오르는 춤을 추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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