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배한봉
2011.06.13 07:57

고장 난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뚝, 뚝, 그 소리는 새벽까지 내 잠을 두드렸고 나는 어서 잠들기만을 원했습니다 물방울소리를 더 견디지 못한 잠은 바늘처럼 뾰족해졌고 나는 비닐로 수도의 입을 묶어버렸지요 그러나 혼몽한 가운데서도 내가 물을 따라간 것인지 물이 내 의식 속으로 스며든 것인지 나중에는 사방이 물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흐르겠다는 물을 막는다고 해서 멈추겠어요? 잘못은 내게도 있었던 것입니다 가야할 길을 가지 못하는 물의 괴로움을 탓했던 것이 내 괴로움의 원인이었지요. 노래하겠다는 새의 부리를 봉해버린 것처럼. 경남 함안 출생 1998년 《현대시 》로 등단 시집 『흑조 』『우포늪의 왁새 』『악기점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 계간 <시와 생명> 편집위원 웹진 <詩鄕>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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