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갓

2011.01.26 22:20

구자애 조회 수:751 추천:40

죽기 전에 막내딸 봐야겠다며 미국에 오신 노모
밥심으로 산다며 고봉밥 드시던 분이
이젠 세숟갈이 전부다
내 등에 바짝 업힐 만치 작아졌지만
고스톱 칠때 만큼은 고봉밥 드시던 그 힘이다
기운 없어 왼종일 누워 있다가도 고스톱 하면 벌떡 일어나신다
그 좋아하시는 고스톱을 꼭 10년 만에 쳐 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고스톱,
언니와 눈 감빡거리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80년의 노하우가 만만치 않다
온 몸 결리고 저려 눕고 싶은 맘 뿐인데
A.B.C도 모르는 노모 입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오마갓`
처음엔 뭔 소린가 했다
열흘동안 여기 계시면서 어설프게 터득한 유일한 영어,
똥을 싼 것이다
싼 것 도로 가져가면 쓰리고가 될 상황
헌데, 그 똥피를 노모가 들고 계셨던 것
피박에 쓰리고 당할 판이니 그야말로 우리도 `오마갓`이다
저리 환-히 웃는 노모를 언제 또 볼 수 있을 것인가

10년 만에 웃어보는 눈물이다.



* oh my god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 너에게로 가는 길 구자애 2007.09.26 493
19 落 照 2 구자애 2007.09.20 489
18 어른들은 몰라요 구자애 2007.09.12 482
17 누수 구자애 2007.06.30 633
16 코리아 타운 구자애 2011.01.20 536
15 백합 구자애 2011.01.16 536
14 폐선 구자애 2007.06.25 450
13 바위산 구자애 2007.06.20 512
12 반성 구자애 2007.06.15 491
11 어덜트 스쿨 구자애 2007.06.13 561
10 동태 구자애 2007.04.05 504
9 춤을 추어요 구자애 2006.12.05 751
8 구자애 2011.01.23 516
7 아래층 사람들 구자애 2006.11.24 652
6 오후에 문득, 구자애 2006.11.18 622
5 박 쥐 구자애 2006.11.15 557
4 해바라기 구자애 2006.11.09 489
3 깡통이 엎드린 소리 구자애 2006.10.02 622
» *오마갓 구자애 2011.01.26 751
1 니들이 노란주전자의 맛을 알어? [1] 구자애 2011.03.06 83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5,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