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09 08:08
나목(裸木) / 홍인숙(그레이스)
고단한 길목에 서 있다
이마 가득 박힌 세월의 잔해와
잃어버린 잎새의 전설만큼이나
마음이 허허롭다
상처난 표피마다
푸릇푸릇한 비늘을 세우고
또다시 먼 나라로 향한 봇짐을 짊어진다
태양이 잠시 돌아앉은 사이에도
달빛이 적막함에 지긋이 눈 감을 때에도
긴긴 겨울 눈밭길을
쉬지 말고 걸어야 한다
새 세상의 문을 열기 위하여
찬란한 봄의 서곡을 울리기 위하여.
(미주 한국일보 펜클럽 문인광장 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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