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15
어제:
26
전체:
475,094


수필
2016.11.10 07:49

추수 감사절의 추억

조회 수 110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추수 감사절의 추억
                          


                                                                                                  홍인숙(Grae)

  

여름내 푸르름을 간직하던 나뭇잎들이 빛 바랜 낙엽으로 거리에 흩날린다.
드높던 하늘은 잿빛으로 낮아지고 간간이 이슬비가 아스팔트를 적신다.
가을은 농염하고 겨울은 부끄러운 듯 머뭇거리는 캘리포니아의 11월. 비록 바람은 싸늘하지만 추수감사절이 있어 마음이 풍요롭고 설레어지는 계절이다.
한국에는 우리의 명절 추석이 있듯이 이곳에는 추수감사절이 있다. 추석은 조상에게 감사하며 웃어른을 찾아 뵙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반면, 추수감사절은 그 감사의 대상이 창조주 하나님에게 주어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 옛날, 중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나도 추수감사절을 지키게되었다.
평소에도 예배 시간과 성경공부 시간이 있어 항상 전교생이 하나님과 가까이 하는 생활을 하였지만, 매년 11월이 되면 학교 전체가 술렁이며 추수감사절 행사 준비에 바빠진다. 각반에서는 제각기 아름다운 교실을 꾸미기와, 추수감사절 날에 있을 전교생 반 대항 찬송가 경연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그리곤 매일 방과 후 지정곡과 선택곡, 두 곡을 준비하면서 열기를 띠어간다.
곡 선정은 물론, 피아노 반주, 지휘 등 모든 행사 준비는 누구의 지시 없이 학생들의 몫이어서 급우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열심을 다해 준비하던 생각이 난다.
기다리던 추수감사절 날이 되면 전교생이 푸짐한 과일과 곡식으로 장식된 대강당에서 하나님께 경건한 예배를 드린 후, 찬송 경연대회에 들어가 오랫동안 연습한 합창실력을 겨룬다.
교실미화와 찬송 경연대회 시상식이 끝나면 다음은 각반에서 자유로운 추수감사절 파티를 갖게 된다. 아름다운 추수감사절의 장식이 요란하고, 시루떡, 절편, 과일 등 먹을 것도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는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을 모시고,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벽을 허물고 재미있는 오락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렇게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하루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기념하고 즐겼다. 지금 생각하면 그 나이에 진정한 추수감사절의 의미보다 공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사 자체에 더 기대감을 부풀렸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나의 소중한 날들이 있었기에 미국에 와서 'Thanksgiving Day'를 맞았을 때 낯설지 않을 수 있어 감사했다.
  
집을 떠났던 자식들이 부모를 찾아와, 오랜만에 온 가족이 사랑이 가득 찬 식탁에 둘러앉아 잘 구워진 터키를 자르며, 지난 한해의 이야기를 오순도순 나누는 가슴 따스한 날. 나도 벌써부터 멀리 있는 큰아이가 찾아올 기대로 가슴이 설렌다. 나이가 들수록 큰 집착에서 벗어나 자잘한 일상에서 감사의 조건을 발견하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큰 욕망을 이루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욕망을 버리는데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추수할 곡식처럼 훌쩍 자란 아이들. 싱그러운 과일처럼 은은한 향기로 내 곁을 지켜준 가족과 친지들. 올 한해도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건강하게 지내온 것을 감사하며, 이번 추수감사절 날에는 풍성한 내 삶의 결실과 영혼의 과일로 가득 찬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는 귀한 시간을 가져야겠다.


           ( 1999년 크리스챤 타임즈 )

happy thanksgiving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 ?
    Chuck 2016.11.22 05:48

     Happy Thanksgiving!!!

    cid:8EF21B6C-593E-4737-8EAF-2380F0DFEF53


     

    cid:CAC58327-7810-4D86-BD29-D8F890101D54


     

    cid:68823D80-A2C4-46F2-8D98-BA5330D5AACC


    cid:AD627DF8-F9AC-4E8D-9565-7AC08BAE534C
     
     

    cid:E42CA656-D9C3-42B1-A941-199A2FFED3FD


     

    cid:A7029354-790D-42A2-8217-818E014665EA

    May your stuffing be tasty

    May your turkey be plump,

    May your potatoes and gravy

    Have never a lump.  

    May your yams be delicious

    And your pies take the prize,

    And may your Thanksgiving dinner

    Stay off your thighs!  

           Happy Thanksgiving!!!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749
288 수필 나이테와 눈물  1 홍인숙(Grace) 2016.11.10 143
287 수필 노을길에서 1 홍인숙(Grace) 2016.11.10 121
286 수필 소나기  1 홍인숙(Grace) 2016.11.10 129
285 수필 그리스도 안에서 빚진 자   1 홍인숙(Grace) 2016.11.10 100
» 수필 추수 감사절의 추억 1 홍인숙(Grace) 2016.11.10 110
283 수필 최선의 선택 1 홍인숙(Grace) 2016.11.10 78
282 수필 삶의 물결에서                                                               3 홍인숙(Grace) 2016.11.10 166
281 수필 마르지 않는 낙엽 1 홍인숙(Grace) 2016.11.10 53
280 수필 이별 연습 2 홍인숙(Grace) 2016.11.10 127
279 수필 In Loving Memory of John Ildo Righetti 홍인숙(Grace) 2016.11.10 43
278 수필 I LOVE JESUS                            1 홍인숙(Grace) 2016.11.10 110
277 수필 후회 없는 삶 홍인숙(Grace) 2016.11.10 112
276 수필 첫사랑 홍인숙(Grace) 2016.11.10 94
275 수필 목사님의 빈자리 홍인숙(Grace) 2016.11.10 93
274 수필 감사와 기쁨 홍인숙(Grace) 2016.11.07 81
273 수필 쟈스민 홍인숙(Grace) 2016.11.07 78
272 수필 감사 일기 홍인숙(Grace) 2016.11.07 72
271 수필 사랑의 편지 홍인숙(Grace) 2016.11.07 91
270 수필 두 시인의 모습 홍인숙(Grace) 2016.11.07 92
269 수필 아이들을 위한 기도 홍인숙(Grace) 2016.11.07 24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