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 2020.06.13(토) 맑음

2020.06.14 11:15

서경 조회 수:79

토요일이고 날씨는 맑은데 기분은 좀 꿀꿀했다.

꿀꿀한 이유는 한 가지.

뭔가 잘못 되어 카톡이 되지 않았다.

동화작가 정채봉씨와의 인연에 관한 수필 <해묵은 편지>를 끝내고 몇몇 친구에게 보내려고 들어 갔더니 깜깜했다.

이렇게 저렇게 해 봐도 소용없었다.

그러면 그렇지, 기계치 손에 고쳐질 리가 없지.

포기하고 있으려니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후 다섯 시 성경 공부를 하기 위해 동생네로 갔다.

제부가 성경 교사다.

엔지니어답게 섬세하고 꼼꼼하게 준비를 해 와, 창세기 전체 개요가 그려진다.

지역과, 주요 인물, 언약과 계명 등 일목요연하게 도표화 해서 가르쳐 복잡한 창세기도 영상을 보듯 정리가 된다.

가르친 사람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하고, 들은 사람은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끝인사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애들이 하는 배꼽 인사 같아 '배꼽'을 잡고 싶었으나, 그것도 해 보니 정중한 인사라 품위가 승격되는 기분이었다.

성경 공부가 끝나고, 오늘의 사건(?) 개요에 대해 자초지종 설명했더니, 올드 카톡은 없애고 새 계정을 오픈하자고 했다.

하지만, 전화 번호가 올드 계정과 같아 자꾸만 차단되어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없었다.

카톡은 한 전화, 한 어카운트였나?

이유도 모른채, 집으로 왔다.

하루 진종일 카톡 없이 지내니, 속이 답답한 게 마치 마약환자들의 금단 현상 같은 게  일어났다.

종살이가 따로 없고 노예가 따로 없다.

카톡, 그까잇게 뭐라꼬 내가 이리도 안절부절하나.

자존심이 상했다. 

시애틀도 아니고 내가 영화 속 주인공도 아니건만, 밤 늦게 까지 잠 못 들고 뒤척였다.

시간이 열쇠라니, 내일에 기대를 걸어 봐야 겠다.

내 사랑하는 벗님네들은 오늘 무탈하셨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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