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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하 --- 야생의 꽃

2010.10.29 15:40

윤석훈 조회 수:367 추천:34

   의미에서 풀려난 소리는 비로소 아름답다. 숲 속에서 새의 지저귐 소리 들어보라. 물에 비친 가지 끝 섬세한 떨림을 보라. 의미는 스스로를 노출하지 않는다. 말이 되기 이전의 의미는 스스로를 노출하지 않는다. 말이 되기 이전의 의미를 그대로 머금고 있는 꽃나무. 지는 꽃잎은 소리를 가지지 않는다. 침묵의 배후에 펼쳐지는 끝없이 넓은 들녘을 보라. 사람의 시선이 머문 적 없는 야생의 꽃들이 피어 있다. 흰색 가운데서 흰 꽃잎은 희지 않은 것 가운데서 흰 것보다 본질적으로 희다. 꽃들은 정직하게 미래를 믿고 있다. 흰 꽃잎은 순결한 미래를 믿기 때문에 희다. 이름 없는 들꽃들이 저마다 다른 빛깔의 꽃가루를 만들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씨앗을 보라. 목숨은 역사 이전의 다른 별까지 날아간다. 지구가 사라진 뒤의 낯선 전체 위에서 꽃들은 바람도 없이 온몸을 흔들고 있을 것이다. 불멸의 언어처럼 여린 몸짓으로 인류를 추억할 것이다.



허만하 시집 <야생의 꽃>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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