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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1

2015.05.07 18:02

윤석훈 조회 수:139 추천:2

안녕하세요, 김승훈 기자님!
윤석훈입니다.
보내주신 질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적어 보내드립니다.

-------------질  문------------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시집엔 무엇을 담고자 한 건지요. 주제도 좋고 시집에 대한 소개도 좋습니다.

글쎄요, 마지막 시집일 확률이 높은 거지만
꼭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완치는 되지 않더라도 지금 현 상태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두 번째 세 번째 시집도 내고 싶습니다.
투병 중에도 시쓰기를 놓지 않은 것은 분명 병마와 싸우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집에 담고자 한 것은
나의 삶 전부를 총체적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어요.
말하자면 내 삶의 총론을 쓰고 싶었지요.
내적 사유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가치관에 대한 묵상,
죽음과 삶 그리고 그리움과 외로움의 극복을
위한 정신과 영혼의 힘등을 표현해 보고자 했습니다.
혹 건강이 좋아져서
다음 시집을 출간할 수 있다면 그때는 각론으로 들어가야 겠죠.


-미국에는 언제, 왜 가셨는지요? 미국에서의 삶도 간략하게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997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때 들어왔어요.
만 18년 넘었구요, 유학으로 왔었습니다.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3년간 근무한 후
잠실에서 치과의원을 개원하여 6년 10개월 동안 운영하다가 도미했죠.
더 나은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 말이죠.
그때만 해도 미국에 머물러 살 거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요,
외아들의 교육을 위해 머물게 되었죠.
아무튼 이에 대한 것은 <잠실에서 다우니로>라는 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USC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면허를 따고 치과 클리닉을 오픈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다가 2008년에 폐선암 진단을 받게 되었지요.


-폐선암이라고 들었습니다. 현재 상태는 어떠신지요. 치료를 계속하면 완치될 수 있는지요.

2008년 4월에 폐선암 3기 b 로 진단 받았어요. 오랜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작년 말이 가장 위태로왔습니다. 그땐 정말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듯했지요.
이때의 정황은 <검정 양복>이란 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제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안정기에 접어 들었지만
산소통에 의지해서 살고 있어요.
키모를 계속하고 있으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닥터는 얘기합니다.
산소통과 함께하므로 불편한 점은 많지만
일상을 사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으니 감사한 일이지요.
잘 먹고 운동하고 쉬엄쉬엄 걸으며
수동적이긴 하지만 느림의 미학에 푹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완치를 소망하며 걷고 있으나
그리 안 될지라도 병마와 함께 더불어 조절하며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어 봅니다.

-이번 시집에서 병상에서 삶을 노래한 시들도 눈에 띕니다. 생명보험, 덤을 위한 노래 등등. 이들 시 중에 선생님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시가 있는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덤을 위한 노래>입니다.
주변 후배 한명이 저와 똑 같은 진단 받은 후배가 있는데 10개월을 못 넘겼어요.
그런 면에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덤으로 얻은 것이란 자각이 들었지요.
저의 신앙고백적 시편이어서 애착이 갑니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요? 병 간호는 누가 하시는지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돌보아 주고 있지요. 헌신적인 그녀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시인은 시로 말한다' 는 명제를 좋아해요.
생명 다하는 날까지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그러다 보면 병마를 툭툭 털고 일어날 그날이 속히 올 수 있지 않을까 믿으면서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요.




이상입니다. 혹시 미진한 것 있으면 알려 주세요.
바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윤석훈 드림


--------- 원본 메일 ---------
보낸사람: 김승훈 <hunnam@seoul.co.kr>
받는사람 : <hoondds@hanmail.net>
날짜: 2015년 5월 07일 목요일, 17시 00분 26초 +0900
제목: 서울신문 김승훈입니다


서울신문 김승훈입니다. 박덕규 교수님 소개로 메일 보내게 됐습니다.
이번에 내신 ‘종소리 저편’ 시집 관련 몇 가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편찮으신 걸로 아는데 번거롭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간략하게 답변해주셔도 됩니다.
답신은 9일 토요일(한국시간)까지 보내주시면, 기사 마감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질  문------------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시집엔 무엇을 담고자 한 건지요. 주제도 좋고 시집에 대한 소개도 좋습니다.
-미국에는 언제, 왜 가셨는지요? 미국에서의 삶도 간략하게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폐선암이라고 들었습니다. 현재 상태는 어떠신지요. 치료를 계속하면 완치될 수 있는지요.
-이번 시집에서 병상에서 삶을 노래한 시들도 눈에 띕니다. 생명보험, 덤을 위한 노래 등등. 이들 시 중에 선생님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시가 있는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요? 병 간호는 누가 하시는지요?
-끝으로 당부하고 싶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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