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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 김영교

 

아침 산책은

햇볕 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휘젓기 시작한다


호흡이 먼 데까지 데리고 가는 통에

답답이 훌러덩 옷 벗는다

발걸음마다

맑게 돌아가는 피톨들 조잘대는 냇물소리 낸다


너무 무성한 무관심 잎줄기들

내 마음의 바닥 흙들이 일광욕을 하면서 베어진다

조바심을 뚫고 목을 빼고 나온 알몸의 시선

싱싱한 초록 잎이 절정일 때를

기대에 차서 껴안는다


말을 아낀 침묵의 시간은 빛 가운데로 나를 밀어 넣고

으깬다, 무릎이 일어설 때까지

짙은 초록이 너풀대며 덮쳐온다


엽맥 저 아래서도 숨결 고와

빛이 일어서니 어둠은 가고

밤이 낮으로 흘러 건너오는 밝은 뻗음

목숨

무수히 꽃피고 또 피는 몸짓 한 가닥

내 안에.


2017 미주문학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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