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길 시인 유심작품상 수상
2016.05.26 01:21
본협회 김호길 시인 유심작품상 수상관련 소식입니다.
김호길 시인(사진)이 제 14회 유심작품상 시조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심작품상은 만해 한용운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제정한 상이다. 김호길 시인 이외에도 시 부문에 곽효환 시인, 학술 부문에 이도흠 한양대 교수, 특별상 부문에 이영춘 시인이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상금은 각 부문 1500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8월 11일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호길 시인은 "만해 대선사께서 창간하시고 고난의 세월에 빛을 내리신 그 분의 이름으로 받는 유심작품상은 내게 엄청난 영광이며 그만큼 큰 책무를 느낀다"며 "앞으로 남은 세월 우리 영혼의 금자탑인 시조의 세계화에 정진하라는 채찍, 그 죽편으로 알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호길 시인은 1967년 '시조 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이사,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으로는 '하늘 환상곡' '수정 목마름' '절정의 꽃'등이 있으며, 시조집 '사막시편'은 영역 출간되기도 했다. 파일럿 출신 문인으로도 유명한 김호길 시인은 현재 멕시코와 LA,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 중이다. 김 시인은 세계한민족문학상 대상(1997), 현대시조문학상 본상(1998), 미주 문학상(2001), 민족시가 진흥상(2015)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김호길 시인 수상소감 2016 5 7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은 내 스스로 한 걸로 자각하고 그냥 밀어 부치며 살아왔다. 내 졸시의 구절처럼 눈먼 무소가 되어 ‘뿔 하나 /허공을 가누고/제 그림자 더불어 달려라!’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가 엎어지고 뒹굴고 다시 일어났다가 쓰러지고 아직 살았구나, 또 오뚜기처럼 우뚝 일어서서 달려왔다. 몇십번이고 쓰러졌지만 용케 죽지않고 살아 남았다. 그래서 몇십년만인가, 이제 사막 꽃동산에 접어 들었고 황금빛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그 여정이란 먼 세대를 거슬러간 업연인지 아니면 내가 당대에 지은 죄값이 많아서 그 많은 고행의 행로를 펼쳤는지 그건 나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다. 고국에서는 아주 흔힌 일상사가 되어버린 이 세상 하직한 사람들의 경우를 짚어본다면 나도 마지막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뛰어내리면 끝인데, 그렇게 한없는 세월을 마땅히 죽었어야 할 몸이 죽을 용기가 없어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다.
남의 나라 사막으로 쫓겨나서 죄값을 치룬다고 아직 유배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내 운명의 코드가 그렇게 씨줄 날줄 짜여서 어쩔 수 없는 고행의 세월을 사서 고생을 한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에야 아슴하게 그건 내 의지가 아니라 나를 지배해온 크라우드 속의 실체, 내 시의 알파가 작용해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내 시와 내 시조는 나를 사막에 밀어넣은 운명의 저주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 힘든 세월을 견디게하고 나를 살려온 나의 구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시와 더불어 나는 행복했고 시의 혼령이 인도한 그 길없는 사막길도 헤아려보면 다 아름다운 꽃길이였다. 영국시인 아니스트 헨리가 읊은 ‘인벅터스’에 나오는 내가 내 영혼의 주인이 아니라 내 시의 알파가 날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담금질을 해오지 않았나 싶다.
만해 대선사님께서 창간하시고 고난의 세월에 빛을 내리신 그 분의 이름으로 받는 ‘유심작품상’은 제게는 엄청난 영광이요 또 그만큼 큰 책무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세월 우리 영혼의 금자탑인 시조의 세계화에 정진하라는 채칙, 그 죽비로 느끼고 있습니다. 변변찮은 작품을 찾아내어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호길시인 2016년 만해사상 실천선양회 유심작품상 시조부문당선작 외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스쳐온 구비 구비 사연이야 많았지만
지나온 모든 길이 아름다운 꽃길이었네
꽃 피고 새 우는 동네 한가운데를 지나왔네
하루에 시 한편
가난한 동네 벽에
‘하루에 시 한편’
읽겠다는 건지 쓰겠다는 건지
분간은 안가지만
한 순간 꽃동네에 든 듯
향기로운 느낌이여.
*멕시코 라파스(La Paz)시 아구아콘디다(Aguacondida) 동네를 지나며
너에 관한 추상
가까이 보면 예쁘고 멀리서도 예쁘고
보면 볼수록 예쁘고 눈 감으면 더 예쁘고
만리쯤 거리 밖에는 동백꽃으로 피는 너.
해안선의 구도
깔,깔,깔, 야생마 한 여자
미릿결 날리며 달리고 있고
그 뒤로 야생마 한 남자
카메라 들고 뒤쫓고 있다.
하느님, 샤트를 누르세요
당신이 그리는 그 구도를.
김호길 시인 유심작품상 심사평
김호길 시조시인은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로 시조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는 척박하고 비정하고 사악하기까지 한 환경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감회가 순화와 승화의 시간을 건너 응결된 사리 같은 잠언시”라며, “풍상의 세월을 건너 이른 오도의 경지”라고 평했다.
김호길시인 연구서지 2016 5 28
우주를 울리는 넋의 언어/ 김경복
-시조집 『절정의 꽃』 (2000년 태학사)
김호길의 간절한 수정 목마름, 애태우는 넋의 언어 / 정경은
-《시조문학》 2001년 겨울호
거침없는 사랑, 필사의 도전정신-김호길 <절정의 꽃>을 중심으로 / 홍성란
-《유심》 2003년 14호
실험정신이 빚어내는 젊고 감각적인 시 –김호길론 / 박시교
-《시조월드》 2006년 하반기호
사막에 피운 절정의 꽃 -김호길론/김영수
-<시조월드> 2006년 하반기호
시조세계화의 기수, 김호길 시인-대담 /조옥동
-<시조월드> 2006년 하반기호
하늘과 사막과 꿈과 시―디아스포라 시조의 맥을 찾아서 / 박진임
-《유심》 2012년 봄호 55호
영혼의 미로를 헤치는 오디세우스의 귀향 / 황치복
-《시조시학》 2012년 가을호
사막 속의 고향, 그 황홀한 반전 드라마 / 황치복
-시조집 『사막시편』 (2012년 책만드는 집)
혁명정부로의 망명 - 『사막시편』 / 정용국
-《시조시학》 2013년 봄호
김호길 작품론 -<사막시편> / 박진임
-<문학과 의식> 2013년 가을
김호길 작가론 -<작가특집> /문덕수
-<문학과 의식> 2013년 가을
김호길 시인을 찾아서 -어린이시조나라/정희경
-어린이시조나라 2015 제11호
김 호길 선배님
강치범 선생님댁에서 뵌 기억도 오래되었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요즈음은 로스앤제러스에 사신다지요?
여전히 작품활동 하시고 또 근사한 상을 받으시니 얼마나 좋으신가요?
늘 건강하십시요.
최미자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