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투명한 유리알인 것을

                                          조옥동

하늘을 보고 말해 보아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지
바다를 보고 말해 보아요
영혼 없는 말 토해낼 수 있는 지
산을 보고 외쳐 보아요
얼굴을 찡그릴 수 있는 지
억수로 내리는 소나기를 맞아 보아요
무엇을 몸속에 감출 수 있는 지

밝은 봄 햇빛 속을 걸어 보아요
실핏줄 마디마다 깨우는 따사로운 감사가
바람조차 피해 가는 작은 풀꽃에  
눈빛을 맞춰 미소 짓고 어쩌다
발끝에 밟힐 하찮은 벌레에도 길 비켜주는

매섭지도 인색치 못 해 숨기거나
뜨겁게 억지 부릴 재간 없고
순한 마음 열려만 있으면
모르겠어요?
행복을
높이 들어 자랑타간 굴러 깨지기 쉬운
투명한 유리알인 것을
자신을 녹여서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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