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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음모론

2004.04.10 10:33

박정순 조회 수:330 추천:19

신간]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음모론>


음모론이 난무하는 시대다. 왜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는지 여러 가지 설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음모론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이해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음모론의 토양은 단편적인 사실들이 넘쳐나지만 왜 그런 사실들이 발생하는 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은 현실 때문이 아닐까.

잘 알려진 음모론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로 밝혀진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1932년부터 미국 정부가 매독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앨라배마 주 터스키기에 사는 2백명의 가난하고 순진한(자신이 실험 대상이라는 것을 모르는) 흑인을 상대로 실험을 해왔으며, 이것을 은폐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해 왔다는 음모론이 있다.

존경받는 연구기관인 ‘질병예방센터’(CDC)가 그 흑인들을 죽게 내버려두고 또 그들의 아내와 자녀에게 그 병을 옮기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이 음모론은 결국 사실로 밝혀져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터스키기로 내려가 유족들에게 사과를 해야 했다.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음모론>(이마고 간)은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인 음모론 중 ‘그 자체의 사실 여부는 몰라도 많은 언론매체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인 세계사의 유명 음모론 1백가지를 선정해 10개의 범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존 F.케네디 암살 사건

이 책은 유명인의 의문사로 존. F.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사건부터 다루고 있다. 케네디는 63년 11월22일 살해됐다. 진상조사기관인 워렌 위원회는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으로 공식 확인했지만 미국인의 73%는 아직도 대통령이 음모의 희생자로 믿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하원 암살소위원회의 보고서도 “본 위원회는 여러 가지 입수 가능한 증거를 토대로 케네디 대통령이 음모에 의해 암살되었다고 믿고 있다”고 적고 있다. 저자는 이 사건에 고위층의 은폐 기도를 보여주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 “케네디의 음모론은 과연 진실이냐고 묻기보다는 그 음모의 배후가 누구냐고 묻는 것이 표준 절차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상한 부분으로 저자는 다음을 지적한다. 케네디가 단 한 발의 총알을 맞고 절명했다고 미 정부가 공식 발표했지만 대통령의 리무진에 동승했던 코널리 텍사스 주지사의 몸에 일곱 군데의 총상이 발견됐다. 그 총상의 각도와 탄도를 따져보면 단 한 명의 저격범이 저지를 소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워렌 위원회는 “오스오라드가 교과서보관회사 건물 6층에서 발사한 총알 한 발이 케네디의 등을 뚫고 들어가 목으로 빠져나왔고, 이렇게 탄도가 바뀌는 과정엣 케네디와 코널리 주지사가 일곱 군데나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터무니 없는 주장을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가장 그럴듯한 증거로 꼽고 있다. 또 오스왈드는 재판 회부 전 암살되었다는 점도 이상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몇해전에는 케네디의 뇌가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일어나 첨단장비를 동원한 재조사조차 차단됐다는 것은 가장 의문스러운 사실이라고 저자는 지적했다.

용의자 중에는 케네디 암살은 군산복합체의 소행이라는 음모론이 널리 알려졌다. 케네디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철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쟁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군산복합체를 화나게 했다. 그래서 그들의 대통령 경호실과 마피아 사이의 은밀한 연줄을 동원해 케네디를 제거하고 그 대신 부통령인 존슨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려는 계획을 진행시켰을지 모른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통령의 암살사건이 일어나기 나흘 전에 존슨 부통령이 베트남에 더 많은 병력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이때 존슨은 케네대 대통령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한다.

아돌프 히틀러의 죽음
역사적 인물로 아돌프 히틀러의 죽음에 얽힌 음모론은 그가 악마와 연결돼 있다는 신비적 색채를 띠고 있다.

히틀러가 유럽을 자신의 지휘 아래 통합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배하는 사탄을 만족시키기 위해 죽음의 파괴를 획책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죽음의 형제회’라는 사탄조직들의 전세계 연합체가 있다. 소속된 각 하부조직은 해적선의 상징인 두개골과 엑스 자 모양의 뼈를 조직의 로고로 채택하고 있다. 이 중 툴레회는 독일지부로 추정되고 있다.

고대 신화인 툴레 전설은 아틸란티스의 전설과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툴레의 땅은 아리안 종족의 요람지로 알려져 있다.

히틀러는 1919년 독일 정부가 제1차 세계대전을 ‘포기’한 것에 환멸을 느껴 툴레회에 가입했다. 당시 툴레회의 지도자는 디트리히 에크하르트였다. 에크하르트는 히틀러가 적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아보고 거대한 갈등과 대규모 학살을 일으킬 지도자로 선발했다.

이런 대규모 갈등은 인간의 정신에 깊은 상처를 남겨 사람들을 편집증 또는 소심증 환자로 만들게 될 것이며 이렇게 소외된 사람들은 얼마든지 심리 조종이 가능해져서 결국에는 죽음의 형제회와 그 사악한 지도자에게 복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가장 그럴듯한 증거로 디트리히 에크하르트가 죽기 직전 병상에서 한 말을 들고 있다. 그는 “히틀러의 지시를 따르라. 그는 춤을 추겠지만 그것을 시킨 것은 나다. 내가 그를 비밀교리에 따르도록 했고, 그의 시야를 열어주었으며 힘의 세력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미국에도 죽음의 형제회가 똑같은 로고를 사용하는 조직이 있는데, 예일 대학교의 해골종단이 그것이다. 독일 학내 조직의 미국지부로 1800년대에 시작되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부시 대통령 부자를 위시해 미국 사회와 정계의 많은 저명인사들이 이 조직 출신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존 케리도 해골종단 출신이다.
진주만 공격
전쟁과 관련한 음모론으로는 진주만 사건이 유명하다. 1941년 12월7일 일요일 일본군의 악명 높은 ‘기습공격’으로 미군 2천4백3명 사망, 1천1백78명 부상, 미군 전함 3대를 포함한 18대의 군함이 파손되거나 격침되었다. 미군 전투기 1백88대가 전파되었고 1백62대가 크게 파손되었다.

이에 비해 일본군은 29대의 전투기, 5척의 소형 잠수함, 64명의 인명손실을 입었을 뿐이다. 이 기습공격의 직접적인 결과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선전포고였다.

그러자 히틀러는 즉각 아시아의 동맹국 일본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렇게 되어 미국은 최종적으로 나치와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미국의 일부 유명 역사학자들도 가세한 음모론은 진주만 사건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에 정식으로 참전하라는 영국의 요청을 들어주기 위한 유도책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의 일반여론은 참전론에 냉담했다. 이에 대해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본의 원유보급선을 차단해 버리면 미국이 태평양 전쟁에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 해군제독들의 건의에 따라 41년 7월 원유보급선을 차단했다.

이후 하와이의 미 육군과 해군기지에서 올라오는 일본군 동향보고를 묵살하기 시작했다. 영국과 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페루, 소련 정부들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44년 미 육군위원회는 이렇게 보고 했다. “국무부, 전쟁부, 해군부의 고위급 인사들에게 일본의 의도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다양한 정보가 올라왔다. 이 정보에는 진주만 공격의 정확한 날짜와 시간도 들어있었다”.

저자는 가장 의문스러운 사실로 당시 전함은 퇴물이 되었고 항공모함이 해군력의 정상으로 등극한 상황에서 진주만 기습 당시 미 항공모함이 단 한 척도 그곳에 정박해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대부분의 항공모함들은 5천킬로미터나 떨어진 샌디에이고에 안전하게 정박해 있었다.

프리메이슨

세계 제패를 노리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비밀결사체로 프리메이슨에 얽힌 음모설이 대표적이다. 중요하고도 영향력 있는 많은 인사들-정치가, 경찰관, 법률가, 추기경, 주교, 언론, 재벌, 저명 인사 등-이 프리메이슨에 가입돼 있다는 것이다.

메이슨은 뉴 월드 오더의 핵심세력이다. 뉴 월드 오더는 종교를 없애고 그 대신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강력한 세계정부의 구현을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운동세력이다.

메이슨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이미 메이슨으로 알려진 사람을 세 번 찾아가서 회원으로 인도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이렇게 세 번의 요청을 받아야만 비로소 메이슨은 그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으로 인정해준다.

프리메이슨에 입회하는 절차는 아주 까다롭다. 회원은 자신이 프리메이슨의 멤버임을 자유롭게 시인할 수 있지만 절대로 다른 멤버의 이름, 의식과 절차, 메이슨 내부의 일을 발설해서는 안된다. 이런 독특한 방식과 의식으로 메이슨은 지난 수세기 동안 자격있는 사람들만 입회시켜 왔다.

입회식에 참석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메이슨은 ‘빛을 찾아라’라는 주문을 외고 또 왼다. 그들이 찾는 빛은 천사의 신분에서 타락하여 악마가 된 루시퍼의 빛이다. 일부 고위직 메이슨은 이 빛의 정체를 알고 나서 조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로즈웰 UFO 추락 사건

음모론 중에는 외계인의 존재와 관련한 것도 있다. 특히 로즈웰 UFO 추락 사건이 가장 유명하다.

47년 7월3일 W.W 맥 브레이즐 소유의 뉴멕시코 목장에서 폭 수십미터가 넘는 커다란 웅덩이가 패어 있었다. 브레이절은 웅덩이 일대에 흩어져 있던 이상한 물질 하나를 수거해 이웃사람에게 보여주었다.

미 육군 항공대는 사고 현장에서 파편을 수거하는 며칠 동안 그 일대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47년 7월8일 미 육군 항공대는 그 파편이 ‘비행접시’에서 나온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날 미 정부는 그 발표를 신속히 철회했고, 그 이상한 파편은 비행접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추락한 기상관측용 기구에서 나온 것이라고 정정 발표했다.

이후 미 군부가 추락한 비행접시에 타고 있던 외계인 생존자로부터 UFO 관련 정보를 빼내 신무기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는 소문들이 무성해졌다.

저자는 가장 의문스러운 사실로 군용 비행장에 있는 병원으로 차를 몰고 나갔던 로즈웰의 장의사 글렌 데니스는 그곳에서 이상한 그림이 새겨진 파편 조각들을 여러 개 보았다는 것이다. 그는 군 병원의 간호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로부터 외계인의 시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진료판 위에다 시체의 그림까지 그려보였다고 했다. 며칠 뒤 그 간호사는 이상하게도 영국의 모 병원으로 전보 발령을 받았고 그 후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각 음모론마다 회의론자들의 주장도 곁들여 일견 균형을 갖추려 했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음모꾼들의 돈을 받고 일하는 은폐전술의 앞잡이라는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치이고 있다.

이 때문에 유명한 음모론은 NINP(Not Impossible, Not Provable: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증명할 수 없다), TBTB(Too Bizarre To Believe:너무 괴이해 믿을 수 없다)라는 종류로 나뉠 뿐 증명 여부와는 관계없이 난공불락의 생존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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