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향기-3

2012.11.02 10:48

강학희 조회 수:143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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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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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두기 싫습니다

그저 아침입니다



다만 내가 나이고

끝내 그대가 그대이듯이



사진.글 - 류 철 /
거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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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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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가을의 소원 - 안도현





어느 오래된 돌담길 걷다가

시 한 편 읽고서

참 소박한 소원 하나 빌었습니다

쓸쓸하지는 않겠습니다

절멸하는 이 가을에

하얀 겨울만 그립겠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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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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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한 언어들로

어지럽히지 않겠습니다



아침의 바다에서

가슴에 담아온 풍경들이

못난 미련이야 전하겠지요



더이상 남겨진 것은

이하여백입니다



......




사진.글 - 류 철 /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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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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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구석구석 아름다운



제가 있는 대한민국 이 구석에도

아름다운 풍경이 숨어 있습니다

당신이 계신 대한민국 그 구석은

어떤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는지요



사진.글 - 류 철 /
남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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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left>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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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떠나간 자리

또 상처위로 새살이 돋았습니다



아픔을 간직한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사연입니다



사진.글 -
류 철 / 진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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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left>
봄길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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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 청매 화사한 빛깔에

나는 눈이 멀었습니다

시큰 향긋 알싸한 향내에

나는 정신이 아득합니다



함께 걷던 봄길 위에

나는 눈멀고 아득하여

당신 손을 꼭 잡고

다만 사랑한다 했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광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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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부부

color=#685d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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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ght=357> 



간혹 원망하고 서운하여 살아온 지난 세월보다

항상 애틋하고 사랑하여 살아갈 남은 세월이기에

오늘도 부부라는 우리가 함께 계절을 걷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칠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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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그런
아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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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ght=346> 


의미없는 미사여구들로
황망히 채워 넣는 일은
이 아름다운 아침에 대한
예의가
아닐꺼라 믿습니다

당신이 참 그립습니다

아직 너무 아름다워 슬픈
그 아침에 남아
씁니다


사진.글 - 류 철 / 창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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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새벽산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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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ght=346> 


 


새벽 산에 올라
한참 먹먹하니 서있습니다

이도저도 못하고
북받친 마음은
굳어버려

간신히 고맙다는 말만
아직 눈물겨워 서있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보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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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기억이 부르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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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진이란 건
기억의...
또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사진.글 -
류 철 /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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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
이야기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11012.jpg"
width=550 height=349> 


 



풍경이 아니다



그곳에 사람들이 산다

천일 밤을 새워 들어도

절절함 끝맺지 못할

그런 이야기들이 산다



사진.글 -
류 철 /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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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아침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10803.jpg"
width=550 height=356>



다시 새로 희망을 켜겠습니다



"딸깍"



사진.글 - 류 철 / 경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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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가슴에 바다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10727.jpg"
width=550 height=357>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내 가슴 비좁은 한 켠 어딘가

바다가 출렁이고 있다는 건



사진.글 - 류 철 / 경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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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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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랑이라 믿으며

뛰어들던 날 있었으니



사진.글 - 류 철 / 창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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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섬진강에서


width=550 height=348 >



여전히 광덕포구 갈대는 부둥켜 울고

여전히 우린 사랑하였다


여전히 섬진강은 울음을 채워 흐르고

여전히 우린 이별하였다


사진.글 - 류 철 / 광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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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그런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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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ght=343>



당신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그래서
우포에 가고 싶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창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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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
아직 나무처럼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10824.jpg" width=550
height=354> 


 

 




아직 그러나 살아갑니다
홀로 남은 나무처럼
어떤

서늘함을 가슴에 품고


사진.글 - 류 철 /
창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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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연꽃 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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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th=550 height=343>



낮부터 취하여 돌아오는 길에

어느 연못에 핀 연꽃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 했었습니다

어느 밤새 내 곁에서 피고 진

그런 아픔 하나가 있었노라고



다시 고개 떨구고 돌아오는 길에

별안간 눈앞이 유난히 탁하여

자꾸만 옷깃으로 훔쳤습니다


사진.글 - 류 철 / 창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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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
풍경이 너였음을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10831.jpg" width=550
height=363> 


 




행복합니다

여전히 이땅 어딘가에서
나의 당신 안에서


사진.글 - 류 철 /
횡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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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middle>
평사리 부부송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10907.jpg" width=550
height=354> 


 




비가와도 좋답니다

눈이와도 좋고요

바람이 불어도 좋다네요



온갖 시련쯤이야

저희 사랑에 양분이라고



사진.글 - 류 철 /
하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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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홀로 남아



src="http://www.culppy.org/data_pic/hmail12022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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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닮은 호수에 홀로 남아

떠나간 이름들을 그리워 했다



새삼 외롭지 않은 것이 없다



사진.글 - 류 철 / 대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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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left>
세상 어딘가



width=550 height=359>

제 아무리 춥고 시린 계절에도
세상 어딘가 꽃은 피어
있습니다

세상 어딘가 꽃은 피어 있다고
당신이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사진.글 -
류 철 / 김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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