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층 죽탑

2008.03.10 06:40

김영교 조회 수:502 추천:71

열이 높아 혼절한 오후 약기운으로 간신히 떠오른 숨이 실눈을 떠민다 병상을 찾아 온 죽 자매들 씨제이 앞치마를 두르고 가나다순으로 탑을 쌓는다 녹차, 단호박, 단팥, 송이, 전복 모서리를 돌아 안정감 있게 입맛 옆에 숙인다 방문* 온 배려가 높이 탑을 오르면 겸손하게 내려가는 신열 옛날 언어가 훼방 놓아 하늘에 못 닿은 탑하나 알고 있다 오늘 내려가는 신열만큼 낮아지는 자아 죽 자매들 여리고 성을 외치며 들어 와 생명을 키 크게 한다 없어진 그 자리에 계속 자라는 회복의 탑 남은 나의 쾌청의 날 탑돌이 심장 하나의 죽 택배인이고 싶다. *선배권사의 병문안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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