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내고 / 김영교
2010.02.11 15:18
친구를 보내고
우린 같은 방에 있었다
그는 누워있고
우리는 앉아있고
그는 멈춰있고
우리는 숨쉬고 있었다
천둥의 울부짖음이나
바다의 몸부림마저
당길 수 없는 거리
한없이 깊은 우물가슴
옛 기억들 길어 올리며 그 먼데를 오갔다
양파껍질 벗겨지듯
우주 저 밖으로 벗겨져 나가는 장막
햇살에 등을 기댄 오후
약속을 흐르는 계시의 강따라
친구는 가고
고개 드는 시장기
눈물을 막아버리는 기막힌 육신의 기능
눈치 없었다
훗날 내가 비운 자리를 둘러앉아
남은 자들은 웃고 담소하며 밥을 먹을 것이다
멜도 보내고 잠도 잘 것이다
오늘의 나처럼
친구에 대한 사랑
남은 자의 길을 가는 것이다.
송상옥 소천 2/5/2010
박영호 소천 2/18/2010
민병희 친구 2/2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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