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4 07:11
한 순간의 생애
허드슨 강의 기적이 일어 난지 벌써 십 년이 가까워 온다. 155의 승객과 5명의 승무원을 태운 U S Air 비행기는 2009년 추운 겨울 1월 15일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하였다. 총력으로 이륙하는 중 새 떼를 만나 그 중의 새들이 비행기의 엔진에 들어가는 바람에 엔진 작동이 멈추었다. 비상이었다. 조종사는 관제탑과 긴급상황을 교신하며 되돌아 가야 한다고 보고 하고 비행장에서는 활주로를 준비한다고 하였다. 비행기는 떨어지기 시작하여 큰 비행장까지 갈 수 없다고 다시 연락했고 급하게 가까이 있는 작은 비행장을 준비하며 비상 착륙을 계획하나 비행기는 급강하 하여 그나마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때 정조종사 술리 슐럼버그는 “우리는 허드슨강에 착륙한다” 고 연락한 후 교신이 끊어졌다. 고층 건물이 숲처럼 밀집된 뉴욕의 심장 맨하탄 가운데 외길처럼 보이는 허드슨 강에……
조종사 술리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 고등학생 시절 파일럿이 되었고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전투기 조종사가 되었다. 수 십 년 파일럿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은 노련한 기장은 목소리의 떨림도 없이 평생 해보지 않은 수상 착륙을 시도하였다. 기적이 일어 났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 기적은 어려서부터 매일 해 온 기술적인 비행 훈련뿐만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판단하고 살아야만 한다는 정신적인 훈련이 만들어 냈다고 생각된다.
이 허드슨 강의 기적보다 약 십여 년 전에 위스컨신에서 전 가족 열 명 이상을 낙후된 미니 밴에 태우고 시카고로 오는 미국 목사님이 있었다. 고속 도로 위에 떨어진 쇠 조각 하나가 연료 탱크를 치는 바람에 자동차에 불이 붙어 현장에서 자녀 셋을 잃고 여러 가족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 하였다. 이 참사를 당하고도 모든 일을 침착히 진행시키는 아버지 목사를 보고 “믿기지 않는 이 어려운 사태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기자가 물었었다. 그는 “우리가 믿음생활 하는 것도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 Our faith is preparing for a moment like this.”라며 답한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주변에는 한 생을 향유하시고 역사에 순응하시는 죽음도 많으나 예기치 못한 참으로 충격적인 사별을 고하는 죽음도 참 많다. 요사이 삶과 인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배운다. 젊음도 운동으로 유지하며 사회에서 가장 원숙하게 생활하는 50대 중반의 가장이 최근 운동 중 두통을 느끼며 쓰러진 후 일어나지 못 하였다. 의술도 감당하지 못하였다. 갑작스런 사별을 맞는 경우 가족들은 정신이 모두 마비가 되는데 이런 예상치 못한 장례는 주위의 분들이 주선하며 진행시킨다. 하지만 이 장례는 부인께서 과정을 차례 차례 결정하시고 진행 시켰다.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에 심신을 가다듬을 수 없었을 터인데 해야 할 일들을 차분히 몸소 결정하시는 것을 가까이서 보았다. 어디서 저런 정신력이 나올까 혼자 궁금해 하였다. 부인께서는 카톨릭 신자이시며 오랜 세월 동안 매일 절대자이신 그리스도에게 기도해 오심을 후에 알게 되었다.
인생을 살면서 위기가 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위기는 우리의 일상 속에 함께 있으며 세월과 동행하고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이 나에게 갑자기 왔을 때 나는 과연 어떻게 대할까? 이민생활 속에서 열심히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종교 생활을 한다고 하지만 습격하는 위기를 어떻게 감당해 낼까? 깊은 생각과 의문을 가져 보았다.
허드슨강의 기적을 이룬 비행사 술리는 활주로가 아닌 흐르는 강물을 보며 160명의 생명을 책임지고 매일 하는 착륙처럼 하였을 것이다. 처음 당하는 위기를 축적된 일상의 자세로 대처하였다고 생각된다. 자녀 셋을 눈 앞에서 잃고 동시에 다른 자녀 여럿이 화상 당한 대참사의 피해자, 목사인 아버지는 인간의 생사화복을 매일 하나님의 섭리 속에 두는 연습을 하였기에 극심한 아픔을 수용하고 극복해 나갔을 것이라 믿는다. 한 가족의 기둥인 남편을 한마디 인사도 하지 못하고 사별해야 하는 부인께서 공식적으로 해야 하는 모든 일들을 침착하게 한 순서 한 순서 진행시키시는 것도 매일 기도하시며 인간의 욕심을 초월하도록 평소에 단련 시켰기에 시간과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감당해 내시는 같았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인생 최대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대처하느냐 에 따라 삶의 격이 달라진다. 인격은 주어 진 것이 아니며 각자 수행한 열매라고……믿는다
일생 중 가장 힘든 시간을 신앙으로 이겨나가며 주위 사람에게 귀감을 주시는 부인께 아픔을 함께 하려는 우리의 마음 전합니다..
2021.07.2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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