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새

2008.03.18 00:25

이용애 조회 수:552 추천:113

    휘파람새

                  이용애

가여워라
노을 빛 작은 가슴 휘파람새
풀도 꽃도 먼 허공에
아득한 하늘을 흐르듯
단조短調로 날리는 소프라노 휘파람

누구를 향한 애 타는 그리움인가
날마다 같은 자리 찾아
동쪽 하늘 날아가듯
담아둔 한恨을 풀어 보내는 너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홀가분한 몸이
찾아 나서지 못하는
무슨 사연이 있었느냐

서쪽 하늘에선
캄캄한 비구름이 몰려오는데
비를 앞선 바람이
네 깃털을 자꾸 곤두세우는데

지금이 바로
네가 떠날 그 때가 아니더냐
목마르게 그리는
먼 동쪽
네 가고픈 하늘로

노을 빛 작은 가슴
휘파람새야


        3.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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