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김사빈
어느 날 돌아 온 길을 더듬어 볼 때
내안의 그물을 끌어 올리고 싶다
흔들거리던 버스를 타고
무전여행을 하며
저항을 하고
야간열차를 타고 탈출하여무작정
어깨를 비비며 서울 달려오던 날
눈발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한강을 도강을 하며
환희를 꿈꾸고
종로서 미아리 고개 까지
밤의 여인과 다정히 걸어가던 날에는
이렇게 살아도 좋다고 하였지
줄줄이 고무신 들고
어깨에 보따리 하나씩 들린 네 아이들
공항에 내리던 이민길
뿌리내리려고
무던히 기어오르던 절벽
수없이 오르다가
어느새 접붙임 되어
내 고향이 되어 가던
어느 날
달라진 색깔에 확인하려고
훌쩍 밟아본 고향
들녘 낯설기만 한데
어디가 고향인가
고민하던 날
이런 날들을 다 끄집어내어
당신 앞에 놓고
살아 있음에 감사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