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10월이면 가을 아닌가
왜 이래? 프리몬트(Fremont) 날씨가 미쳤나
더위가 길바닥에 주저앉아
부모 속 썩이는 고집불통 아이처럼
가지 않겠다고 난동을 부린다
뒹굴고, 땅에 침 뱉듯
내 몸에서 진땀까지 쏟아 낸다마는
그래 봤자, 너 여름,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잖아
괜히 힘 빼지 말고 시간을 놓아줘라
나도 이제는 좀 편하게 살자
팔순이 눈앞인데
뭘 더 이루겠다고 힘써 보아야
몸부림밖에 더 되겠니
다 내려놓고 가볍게 훨훨 날아다니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네가 나를 부추겨!
당했다고
미루나무 잎사귀 하나 떨어진다
곧 고운 단풍 들 텐데
쓸데없이 고집부리는 더위 때문에
갈잎이 되었다고 아파하는 낙엽의 진언(眞言)이
나를 경계(警戒)합니다
1326 - 1006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