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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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09 12:04

차도르*를 쓴 여인

조회 수 408 추천 수 2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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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르를 쓴 여인


                                             이 월란




가브리엘 천사의 굳은 두 입술에서 뽑아
코란경 줄기로 직조된 네모난 검은 천
목 닮아, 가슴 닮아, 어둠을 닮아
신이 심어준 머리칼조차
부정하다 친친 동여맨 검은 날개 아래
본성의 머리칼은 더욱 굳세게 돋아나고 헝클어져
정작 가려져야 할 검은 두 눈동자에
은폐되지 못하는 숨탄 향기
삼손을 잡아먹은 *팜므파탈의 영(靈)으로
흑빛 피륙 사이 사이 질기게도 배어나오고
암컷의 두터운 성곽 너머
살내 가득한 비밀의 문이 열리면
내밀한 바람에 안겨 춤을 추다
땅위에 떨어져 홀로 파닥이는 차도르
                            
                                        2007-05-28





* 차도르 : 북부 인도, 이란 등지의 이슬람교도 여성들이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해 머리에서 어깨로 뒤집어쓰는 네모진 천.

* 팜므파탈 (femme fatale--프랑스어) : 팜므는 여성, 파탈은 숙명적인, 운명적인의
                뜻으로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안될 숙명을
                타고난 여성을 의미하며 종교적, 신화적인 성격이 강하다.
                “악녀”나 “요부”로까지 확대, 변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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