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13 05:55

낙엽을 쓸어내버린 이유는

조회 수 1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을 쓸어내버린 이유는

  오정방
  

  

보기드물게 해맑은 초겨울의 공휴일 아침
뒷뜰 잔디밭에 내려앉은 낙엽들을
아내와 함께 두세시간 투자해서
말끔히 긁어내 버렸습니다
그냥두어도 바람이 세차게 몇 번 불어
모두 한 구석으로 몰아 놓은 적도 여러 해 있었지만
올해 그런 바람은 우리집까지 올 겨를이 없이
황량한 들판에만 아직 머물고 있는 모양입니다
굳이 낙엽을 이렇게 쓸어내버린 이유는
눈내릴 한 겨울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없는 푸른잔디 위에 백설기 같은 흰눈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일이라고 허리 한 번 크게 펴보는 사이에
가을 옷을 거침없이 벗어버린 나목들은
우리를 향해 벌써부터 빙긋이 웃고 있었습니다

                       <2004. 11. 25>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현대시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정방 2015.08.13 27
212 현대시 이럴 땐 큰 박수를! 오정방 2015.08.13 69
211 풍자시 법사위法死委 오정방 2015.08.13 76
210 (17자시)어떤 조건 오정방 2015.08.13 91
209 현대시조 세월아 오정방 2015.08.13 48
208 신앙시 누구를 진정 만나고자 하면 오정방 2015.08.13 43
207 현대시 고향의 꿈 오정방 2015.08.13 25
206 현대시 11월 종야終夜에 오정방 2015.08.13 32
205 꽃의 시인, 꽃처럼 지다 오정방 2015.08.13 282
204 현대시 시간을 붙들어매고 싶었다 오정방 2015.08.13 74
» 현대시 낙엽을 쓸어내버린 이유는 오정방 2015.08.13 199
202 현대시 칠면조 오정방 2015.08.13 59
201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착각 오정방 2015.08.13 85
200 수필 감사의 조건 세어보기 오정방 2015.08.13 97
199 현대시 낙엽이 깔린 길 오정방 2015.08.13 78
198 현대시 마음을 주었다가 혹 돌려받지 못한다해도 오정방 2015.08.13 32
197 축시 불타는 정열情熱로 오정방 2015.08.13 82
196 낙엽落葉 오정방 2015.08.13 33
195 이장시조 송추送秋 오정방 2015.08.13 62
194 수필 이 사람을 주목한다 오정방 2015.08.13 81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31
어제:
153
전체:
203,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