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밤새 잠을 설치고
아침밥 맛도 모르며
해질녘까지 마음 굴리다가
책상에 놓인 종이 위에
쓰고 또 쓰고
맘에 안 들면 찢어버리고
쓰고 또 쓰고 며칠을
찢어버린 종이가 노트 백 권쯤
급기야 어느 날 잘 써진 편지 한 장
곱게 접어 봉투에 넣고
우표 붙여
우체통에 넣고 돌아오면서 생각하는
설레어 줄 그리운 사람 하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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