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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평문 표절설교/은혜설교

2017.06.12 10:35

paulchoi 조회 수:546

표절설교/은혜설교

 

 

최근 미주 내 모 교회의 설교가 표절이었다고 야기된 심각성으로 담임목사가 교회를 떠나야 한다는 결정 아래 이임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번져나고 있다.
 남의 설교내용을 내가 하면 죄가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논문에서 주(註)를 달듯이 설교에 주를 말로 달았다면 어쨌을까? 아무리 권위가 놀라운 논문이라도 주를 달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테니 말이다.
 예술작품이나 학위논문에서는 표절을 절대로 금한다. 만약 사후에라도 표절이 발견되면 예술작품이나 학위논문은 그 가치를 상실한다.
 예술작품은 아름다움을 지어냄을 그 생명으로 하고, 학위논문은 이치를 분별함을 근간으로 한다. 설교문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은혜의 도구여야 한다. 은혜를 전한다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전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경건하고 정확하고 진실해야 하며 은혜의 감동이 충만해야 한다. 비유컨대 인류를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흐르는 말씀이어야 한다.    
 언어는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일지라도 무한의 창조력과 파괴력을 함유하고 있다. 언어로 인간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이렇듯 남이 한 말을 내가 못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말만으로 설교를 해야 한다면,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이런 일을 감당할 설교자는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언어는 의사소통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인간의 이성세계에서 최고로 방대한 기능을 행사하는 도구이다. 이 능력을 제한하기에는 인간의 능력만으로는 역부족하다.  
 설교가 은혜롭지 못해서 교회의 부흥이 안 된다는 성도들의 항의가 빗발칠 때, 담임목사는 “오늘날 최고로 부흥되고 있는 대교회 설교 그대로를 나도 했다”고 항의를 막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목사 장본인은 앵무새 설교를 했을 뿐, 은혜를 그대로 전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남이 체험한 은혜를 내가 표절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설교는 문학(예술)작품이나 학위논문 같은 창작물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성경본문을 바탕으로 한다. 말씀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어려운 부분을 쉽게 풀어서 말하는 경우일 수도 있고, 비유일 수도 있다. 예를 드는 경우도 있다. 또 남이 이미 말한 내용일지라도 꼭 필요한 부분은 되풀이 할 수도 있다. 가령, 어느 설교자가 ‘천로역정’을 설교에 포함시켰다 하자. 그렇다고 내가 그 내용을 다시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같은 말을 다시 했다 해서 이를 표절로 보는가? 아니다. 표절은 창작을 다루는 예술(문학)작품이나 학위논문에서 다루어지는 불륜이다. 설교문은 예술문처럼 제한을 받아선 안 된다. 하나님의 구원사역과 은혜를 전달하는 도구는 항시 자유로워야 하고, 어떠한 제한을 받아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언어의 방종을 조장하자는 말은 아니다. 설교문을 자의로 지어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다. 다 이루어 놓으신 말씀 그대로를 증거해야 한다. 가변적인 재주를 부려서도 결코 안 된다. 일점일획도 설교자 임의로 할 수 없는 말씀이 하나님 말씀이다. 인기의 영합이나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변명을 포함해서도 안 된다.
 단어의 되풀이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설교자가 먼저 풍성한 은혜를 체험한 말씀이어야 한다. 은혜 없는 설교는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하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기름부음 받은 종으로 하여금 숨겨진 영적 진리를 좌우 날선 검같이(계1:16) 날카롭고 분명하게 증거케 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히4:12) 모든 만물을 그 근원으로부터 변화시키고 변모시킬 수 있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 자신이시다(요1:1)
 그러므로 모 교회의 경우, 비록 남이 한 설교를 내가 했다할지라도 전 성도들에게 놀라운 은혜를 끼쳤다면 과연 표절문제가 불거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