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병아리

2014.01.20 14:50

김사 조회 수:714 추천:33

노란 병아리

이른봄의 행사로 전 학교 입학 시즌에 될 때는 매우 춥다. 양지 바른 곳 햇볕에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따뜻한 햇살은 언 볼을 녹여 줄만 하다 . 손을 호호 불면서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고 종종 걸음으로 걷는 초등 일학년 입학생들은 오른 쪽 가슴에 자기 이름패를 달고 엄마 손을 잡고 학교 가는 것을 상상하면 풋풋한 고향의 정이 온몸으로 배여 온다 .

처음으로 학교 간다고 설레어 밤잠도 설친 아이들 7살 짜리 언 손을 잡고 언 발을 동동거리고 처음으로 낫선 학교를 가면 부끄러워 엄마 치마 폭에 숨어 안 떨어지는 아이들을 간신히 떼어서 같은 반줄에 세워 놓고 처다 보면 흐뭇하여 세상이 내 것 인양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

학교 첫날엔 의례 추운 날씨이다 . 집에서만 있던 아이들을 차가운 바람의 마당에 나란히 나란히 세워 놓으면 아이들은 엄마가 어디 있나 목을 빼고 있다.
  첫날이라 개교식이 거행되어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고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그 다음은 교장선생님의 훈시가 할 말이 많은지 길어진다 .
  마당에 서있는 아이들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추어 하는 아이들 보며 어린 엄마들도 같이 동동거린다. 그러다 한 엄마가 안 가져온 것이 생각이 나는 것이 있었다.
  처음 학교 등교하는 아이의 준비물을 챙긴다고 하였지만 안 가져온 것이 있어 아이에게 잠깐 집에 갔다 올게 하면 아이는 커다란 눈에 눈물이 고인다. 낫선 학교에 엄마 마저 없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것이다. 그런 아이에게 단단히 이른다. "선생님 말 잘 듣고 있어 금방 갔다 올께" 하고 집에까지 달려가서 가져오면 아이는 엄마가 언제 오나 자기 줄에 기다리다가 아이들 따라 교실에 들어가고 엄마가 오는 것을 기다리다 제 이름 부르는 것도 모르고 대답을 못한다.
  선생님은 큰소리로 아이 이름을 부르면 선생님의 큰소리에 놀라서 "예" 하고 큰소리로 대답을 하고 반 아이들이 "하하" 웃는다. 늦게라도 돌아와 준 엄마가 반갑다. 아이의 얼굴에 읏음이 피어나고 엄마가 좋았다 . 그 날 하루는 그렇게 하여 첫날 학교를 끝이 난다.

학교가 끝이나 나오면 학교 담벼락에 바람막이로 앉아서 노오란 병아리를 팔고 있다. 털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노란 병아리를 커다란 바구니에 넣어 놓고 한 마리에 천원이요 한다 . 그 병아리들이 삐악 삐악 하는 소리는 산소처럼 맑았다.
개나리꽃이 활짝 핀 것을 보게 한다. 처음 학교 나온 아이가 엄마에게 보챈다 "엄마 저 병아리 사줘" 엄마는 "안돼" 하지요 "엄마 나 사주어" 하며 조른다. "엄마... 응 응" 치마꼬리를 붙잡고 안 놓아주면 "이 녀석 네가 기르니 내가 기르지" 하신다.
아이는 엄마 내가 잘 기를게, 물도 잘 주고 모이도 잘 주고 내가 똥도 치울게 하며 조른다. 마지 못하여 아이 선물로 병아리를 사오게 된다. 아이는 삐악거리는 병아리를 하루 이틀은 데리고 물도 주고 모이도 주지만 다음에 잊어버려 모른다.
엄마는 "철수야 네 병아리 모이 주었니" "똥 치워라 " 하고 소리 지르게 되고 아이는 들은 척도 안 하고 그 다음은 엄마 차지다. 그 병아리가 커지면 미워지고 똥을 아무 데나 싸고 다니니 귀찮아 지기 시작하게 된다 .
나중엔 애물단지로 전락을 하여 버림을 받게 되어 이웃집에 보신탕으로 주게 된다.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한번쯤 격는 일일 것이다 .

내가 어릴 적에 엄마를 졸라서 병아리를 두 마리 사서 길렀다. 내 동생은 네 살배기다. 이 병아리가 앞마당으로 뒷마당으로 삐악삐악 하며 돌아다니고 노랗고 예뿐 병아리 뒤를 동생은 눈만 뜨면 따라 다닌다. 나도 학교 갔다 오면 병아리야 소리를 지르면서 뒷마당으로 달려가 동생과 같이 합세를 한다 .
병아리 뒤를 쫏아 다니며 모이를 주고 물도 주고 동생과 같이 사랑을 주고 있었다. 병아리 사온 일주일쯤 되는 날 학교를 갔다 오니 동생이 안 보인다. 병아리도 안 보인다. 이상하여 엄마를 찾으니 엄마가 어디를 가셨는지 안 보인다. "청자야" 하고 부르니 대답이 없다. 앞마당 뒷마당 찾아보니 변소 옆에 웅크리고 숨은 동생을 발견하였다 .
"야 너 여기서 무얼 하니" " 언니야 병아리 내가 안 밟았어. " 하며 울먹였다. 병아리는 이미 빳빳하게 몸이 굳어 있고 날개를 오므리고 모로 누워있었다. 죽은 병아리가 슬퍼 보이고 불상 하였다. 그걸 보니 화가 나서 "네가 죽였지 ?" 하며 엉엉 울어 버렸다.
"엄마 청자가 내 병아리를 밟아 죽였어" 악을 쓰고 울었다. 옆집 갔다 오던 엄마가 울음소리를 듣고 뛰어와 "요 못된 것 왜 어린 병이라는 밟아 죽이니" 하며 빗자루로 때려주고 동생은 "내가 안 죽였어" 하며 울고, 나는 내 병아리 죽었다고 울고, 온통 집안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언니가 학교서 돌아오더니 "야 순이야 내가 더 예뿐 것 사다 줄게" 하며 달래 주어도 "아니야 그걸로 가져와" 하고 더 울었다. 동생은 울다 잠이 들었고, 나도 언제 잠이 들었는지 자고 아침이 일어나니 노란 병아리가 내 옆에서 삐악 삐악 하고 있었다. 그 병아리가 예쁘지만 죽은 병아리가 더 예쁘다고 생각하였다 . 작은 병아리가 밉지 않았다..




관현악을 연주하는 개구리


이른 봄이면 제일 먼저 웅덩이나 실개천이나 물이 고인 논에 개구리는 알을 까서 놓습니다. 지금은 그런걸.  몸에 좋다고 다 건져 먹어서 남아 남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고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청구로 들을 수 있는 개구리 합창을 안 들은 지가 몇 십 년이 되었다 무주구천동에 살면서 그 山밑에 웅덩이 속에 이름 봄이면 개구리가 소복이 쏟아 놓고 가면 나와 동생은 매일 같이 들여 다 보며 얼마나 자랐나. 찾아가 보고 옵니다.

무주구천동 그 시골서 볼 수 있는 것이란 이른 봄이면 산 밑에 양지 바른 곳에 제일 먼저 노랗게 올라오는 새순을 뜯어다가 국 끓여 먹는 국스둥이라는 나물과 냉이라는 나물이다 . 2월이면 그 눈 속에서 올라오다가도 죽어 있고 날이 풀리면 다시 올라오는 고운 싹을 뜯어다가 밥상에 올려놓으면 봄은 제일 먼저 우리 집 밥상에 올라옵니다. 이때에 차가운 물 속에 개구리는 알을 까서 놓는다. 말간 우무 같이 생긴 곳에 개구리
알을 까서 놓으면 까만 씨앗처럼 생긴 알은 말간 그 우무처럼 되어 있는 움 속에서 있다가 머리에 꼬리가 나오고 고물고물 한 것이 여간 예쁜 것이 아니지요 올챙이가 되어 헤엄치다가 다리가 나오고 작은 개구리가 되어 폴짝거리면서 나무위로 밭으로 들로 뛰어 다니지요. 이 개구리가 여름밤이면 지천으로 울어댑니다.

우리 교과서에 청개구리도 있지만 청개구리는 나무숲에서 자라고 초록색 옷을 입고 있으며 몸집이 조금 작고 매끄럽게 생겼고 예쁘게 생겼습니다. 들에 있는 개구리는 누렇게 생겼고 조금 큽니다. 주로 울고 있는 개구리는 들개구리다 여름밤으로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은 합창을 합니다. 그 긴 긴 여름밤 별들은 별빛이 쏟아져 내려오면 어스름밤에 온통 뿌연 빛으로 산과 들과 집들을 감싸고 있을 때는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더욱 높게 하늘로 올라갑니다. 달 밝은 밤에 그 울음소리가 크다고 느끼지 못하였는데 그믐밤에 별빛만 초롱초롱할 때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울어댑니다. 개구리들도 달빛이 좋은 모양이다. 달 밝은 밤에는 어디로 숨어 있는지 달빛에 취하였는지 보이지 않고 우는소리가 적다 달 밝은 밤에는 내 놓고 짝을 찾기가 부끄러운 것인지, 그러나 밤이 깊어지고 어두워지는 어스름밤에는 으레 껏 우리 집 방문 앞에서 와서 울어댑니다. 짝을 찾아 헤매며 울어대는 애달픈 울음입니다. 더러는 그 개구리 소리가 구성지다고도 하면서 육자 백이 같은 소리라고 하지만 나는 밤마다 듣고 잘 때마다 이 밤에도 저 개구리는 사랑하는 님을 찾지 못했구나 하였다.

밤이 맞도록 극성스럽게 울어대는 개구리소리에 잠이 깨어서 우리언니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언니 왜 저렇게 개구리는 밤새도록 울어" 물어 보았습니다. 언니가 하는 말이 그는 사랑하는 님을 부르는 소리란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자다가 깨여 나서 그 개구리 소리를 들으면 아직도 사랑하는 개구리님을 못 찾아서 울고 있구나, 내가 기도를 하여 주어야지 어서 사랑하는 님을 찾으라고 그래서 자다가 그 개구리 소리가 나면 왜 짝을 못 찾니 어서 찾으렴. 하면서 잠을 자게 됩니다. 꿈속에서도 개구리 사랑을 찾아 주려고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꿈을 많이 꾸었습니다. 간혹 가다 개구리 소리 어스름 밤늦도록 울어대다가 갑자기 그 많은 개구리소리가 갑자기 멈춥니다. 그러면 나는 속으로 개구리가 님을 찾았구나 하게 됩니다 . 그러다가 조금 있으면 모두 합창을 합니다. 온 밤에 관현악이 울러 퍼집니다.

논가에서 많이 울어대는데 아침이면 어디로 다 갔는지 한 마리도 안보입니다. 그러다 밤이면 어디서 모여 왔는지 개구리는 합창을 하는 것입니다. 밤에 개구리 소리가 안 들리면 은근히 그 소리를 기다립니다. 언제 울려나. 하고 그 개구리들이 다 짝을 찾으면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개구리들이 안 울 테니까요. 여름밤에 개구리 소리가 안 나는 밤이란 생각을 못해 보았거든요, 여름밤이면 별똥별이 하늘에 선을 긋고 재 넘어 가고 달빛은 산 넘어 마실 을 가고 별빛만 내 앞마당 와서 나와 같이 놀아 주고 반딧불은 불 주머니를 달고 다니면서 불을 흘리면서 날아다닙니다. 개구리는 온 하늘 높이 청아한 소리로 합창을 하는 밤엔 나도 별에 되어 날아다닙니다. 이런 개구리소리가 점점 사라진다고 하니 자연이 주는 즐거움 싱싱하고 풋풋한 맛을 어디서 찾으랴.
개구리 소리를 노래를 한 시인의 영혼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연이 준 아름다음 선율을 생각을 하면서 잠시 행복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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