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호흡

2022.03.16 15:15

미주문협 조회 수: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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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정종환

내 인생내가 만들었다고
믿으며
수백 년 살 것처럼
살림집을 꾸려 나갔다

방 책장
자서전
회고록일대기평전들
뒷 표지
부러진 바코드에는
 

돌아가신
기산 고모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중환자실에서
눈을 맞추며
 

"아름답구나."
그리고 떠나가셨다. 

그날 밤,
어머니는 말했다
"너를 기른 것은 내가 아니라
고모할머니다
네 뒤도 손으로 닦았다.
네가 아플 것 같다고."
그러나 한 번도 그 사랑이
떠오르지 않았다
  

바쳐지는
조건 없는 사랑은
살아남아 호흡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