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

2022.01.22 13:04

조형숙 조회 수:19

              

 

                          튜닝

 

                                                                          조형숙

 

 

   음악 협주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하기 위해 개별 악기의 음을 표준음에 맞추어 조절, 조율하는 것을 튜닝이라고 한다. 원래 피아노를 조율한다는 의미였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오보에가 ()음을 불어주고 바이올린을 악장이 일어나 A()음을 들려주면 모든 연주자가  음을 듣고 각각 자신의 악기에 소리를 맞춘다. 악기들의 음이 맞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되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틀린 음정을 내는 악기로 계속 연습하다 보면 틀린 음정을 맞는 음정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튜닝은 연주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모든 악기의 튜닝은 각각의 악기의 특성에 따라 맞추어야 한다

 

   우리 삶에 불협화음이 없게 하려면 자신을 정상 화음에 맞도록 튜닝해야 필요가 있다. 몸과 마음의 줄이 끊기고 망가져서 늘어진 마리오네트처럼 사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튜닝을 함으로 늘어진 삶의 마리오네트에 생명을 불어 넣고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살아야 한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좋은 영양소가 담긴 음식을 먹으며, 적당한 운동, 좋은 책을 읽으며 좋은 말씀을 듣는 일들이 우리 몸을 (A)음으로 만들어 것이다

 

   매년 피검사와 건강 검진을 한다금년에도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했다. "다른 곳의 결과는 좋아요. 그런데..." 그런데를 듣는 순간 어디가 좋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당화 혈색소가 7이라고 한다. 일년 전에 6.4였고 조심하라 했는데 방심했다. 것이 달착지근한 것을 자꾸 불렀다. 이것 한번 먹는다고 당이 올라갈까 싶었다. 아침이면 빵을 토스터에 고슬고슬 구워 버터와 딸기잼을 듬뿍 발라 따뜻한 우유와 먹는다. 코끝을 솔깃하게 하는 커피 향에 끌려 한잔 두잔 마신다. 커피 마시면 잠이 안 온다는 것도 옛말이다하지 말라는 것을 몸이 골고루 원했다. 오랫동안 먹던 잡곡밥이 지루했다. 찹쌀을 조금 섞어 지은 쌀밥이 얼마나 맛있던지 많이 먹는다. 당이 올라간다. 코로나를 핑계 삼아 식생활과 생활 태도가 게을러졌다. 오면 자고 일어나고 싶을 일어나고 먹고 싶을 먹고 운동하고 싶으면 밖으로 나가고 하루를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날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몸에 이상이 생긴거다. 코로나로 인해 공동체의 모임은 줌으로만 가능했다. 변화 없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안일과 타성에 젖어 삶의 의미는 고사하고 오히려 나사가 풀리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은 이었다.

 

   가을이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나의 앞에 서있다. 낙엽을 밟으며 인생을 생각한다. 흙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을 품는 잎새들이 어쩌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한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바람처럼 지난 일들이 오직 기억 속에서 흘러간다. 이제 약을 먹고 열심히 걷는다내가 감당할 있는 것부터 한 가지씩 차례로 순위를 정해 나사를 조여간다수박과 포도를 버렸다. 믹스 커피를 버렸다. 늘어진 줄과 방심의 마음을 조율한다. 교회의 대면 예배가 시작되었고 성가대가 마스크를 쓰고 찬양한다. 연말에 있을 메시야 연주를 위해 흩어졌던 합창 단원들이 하나 모여 60명이 연습을 한다. 공동체를 통해 다른 평화를 얻어간다.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나사를 조이게 한다성경 암송반에 들어가 열심히 성경을 외운다. 책상 위에 늘어 놓은 잡다한 것을 정리 한다. 심성도 곧게 하고 영혼에 물주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제 한가지씩 일상을 메꾸어 퍼즐의 본디 자리를 찾아간다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연주자가 튜닝에 방심하고 소홀하여 연주가 완전치 못했을 모든 연주가 흩어진다. 가족의 일원인 내가 방심하였을 가족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흩어진다. 우리의 몸이 건강하여서 가족과 오케스트라가 좋은 연주를 위한 튜닝이 되어야 것이다. 위기를 튜닝의 기회로 맞는 지혜로움으로 몸의 개체들이 주어진 일을 있도록 나사를 조인다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신선한 음악을 들려주는 오케스트라가 되어 가족 전체가 행복해 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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