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훈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101
전체:
152,036

이달의 작가

금 강 산 북한 방문기

2025.06.17 17:15

양상훈 조회 수:662

                              금강산 북한 방문기 양상훈

 

   대북 햇볕정책으로 남북화해 무드가 익어갈 무렵인 20049뉴욕 평통위원자격으로

한국정부의 후원을 받아 방북 일정으로 금강산 등반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199811월에 시작한 금강산 관광은 처음에 강원도의 동해항에서 배를 타고 가야만 했었다. 그 후 합의를 거쳐 2003년부터 버스로 육로관광이 허용되었다

먼저 남북통관절차가 해외 출국절차와 같이 번거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옆에 앉은 버스여성안내원

으로부터 여러 정보를 얻기도 했다. 이 안내원은 하루에 남북을 두 번씩 왕래하며 매번 신분증을

맡기고 찾는 번거로움과 수시 점호에 시달린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그 안내원은 오전 업무가 끝나고

오후일정까지 그 공백시간은 데이트를 즐기며 보낸다고 천연덕스럽게 늘어 놓았다. 상대는

중앙국가 안전보위부 요원으로 출장 감독하는 엘리트라며 으스대는 듯 자랑했다.

 

우리일행은 금강산대표 제1경인 구룡폭포등반을 시작했다.10월초 인데 금강산은 벌써 가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금강산 12천 봉우리에 곱게 단풍이 물들고 있었다. 우리는 구룡포계곡의

붉은 듯 푸른 듯 장쾌한 풍치에 넋을 잃고 탄성을 질렀다. 속세의 무상함을 깨닫게 해준다는

구룡폭포 계곡의 신비경에 오랫동안 기억에 머물려 잊혀 지지 않을 것 같았다.

 

구룡폭포코스는 목련관에서 출발하여 수림대-양지대-상록수-금강문-옥류동-연주담-구룡폭포- 상팔담 코스로 왕복 4-5시간이 소요되는 환상의 코스다. 그런데 이 환상의 코스마다 커다란 바위에

빼곡히 체제선전 글월이 어김없이 새겨져있었다. 등반로 중간에 놓여있는 좌판대에서 유창한

말솜씨로 재잘 되며 봉사하는 아가씨들은 정말 순수해보였다.. 우리 일행이 최고 명당이라는

옥류담에 이르자 기렸다는 듯 두 안내원이 세련되게 우리를 맞이했다. 자주색 투피스 차림으로

자연산의 젊은 이 여성은 우리의 인사를 받을 틈도 없이 명찰을 유심히 보더니평통은 무엇을 하는

곳이며 이번에 몇 명이 왔는지 통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거침없이 묻더니. 이어

정치적 공세를 퍼부었다.

 선생님들! 미국뉴욕에서 오셨군요 .미제국주의 부시깡패정권은 우리공화국을 못살게 압살하려고

하는 데하며 비판을 연발하였다. 하지만.정치 논쟁은 가능한 피한다는 지침을 숙지한 우리 입장에서 는 무 대응이 상책이었다. 그러나 우리도 미국 거주자로서 한마디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보니 미국만큼 세계약소국가에 대하여 인도적으로 협력하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 같다. 올해 미국이 북한에 민간부분에만 천만 불 이상 협조한다지요.“ 라고

반문했더니 분위기가 좀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안내원이 좌판에 늘어 놓은 엿가락을 선물로 시식하라고 권유했다.. 울릉도 호박엿에 버금가는 맛이 있어 엿 재료를 물었더니 뜻밖에 염소젖을 짜서 만든 것이라고 자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좌판에 남아있는 물건을 정답게 모두 팔아주었다. 350불정도로 큰 부담되지 않아 그들에게도 주고 일부 관광객들에게도 나눠주었더니 동그란 눈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구룡폭포는 금강산에서 가장 웅대하고 풍경이 뛰어난 절경으로 꼽힌다. 층암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소리에 뿜어내며 쌍무지개를 그려낸다. 천지를 진동하며 골짜기에 울려 퍼진다. 9마리용이 어울려 진 고함소리가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흔들었다.

민족의 대표 금강산이 올해 세계유산 유네스코에 등재될 것이라고 한다.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곧 재개 될 수 있을 것이다. 평화통일의 염원이 실현되기를 이 금강산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