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이는 그림자                   연선 – 강화식

 

 

 

 

 

어제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캄보디아의 어느 시골에 누워 별의 아픔을 본다

 

오늘, 30kg 모래 주머니를 지고

 

아프리카 모래 사막을 걷는다

 

 

 

호흡으로 사랑을 처음 주고 빈 공간을 남겨준 님과

 

공간을 채워 줄줄 알았던 그 님의 아들들을 버리고

 

껍질만 남은 상처를 다시 걸치며

 

미래의 도시를 찾는다

 

땅을 딛지 않아도 걸을 수 있는

 

 

 

통증의 매듭만 안고 떠난 한반도

 

새로 밟은 아메리카 대륙도 풀지 못했다.

 

곧추세울 수 없어 늘어가는 퇴행의 모습들

 

우주를 향해 내 것 다시 내어 놓으라고 목젖을 흔들지만

 

서성이는 그림자뿐

 

 

 

가위 눌린 소리 끝에 시간이 머물고

 

눈꼬리에 가는 물이 의식을 깨우자

 

눈동자 속으로 들어 온다

 

이른 새벽이

 

댓글 1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 2월의 장마 강화식 2024.02.04 69
38 튀르키를 삼킨 눈물 [1] 강화식 2024.02.04 90
37 이태원의 절규 강화식 2024.02.04 72
36 문명의 딜레마 [2] 강화식 2022.09.07 61
35 느낌대로 강화식 2022.07.16 43
34 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 집 둘째 딸) 강화식 2022.06.17 37
33 불행은 전염되나? (산문 시) 강화식 2022.05.29 47
32 봄의 밀도 강화식 2022.04.27 41
31 메타버스의 진실은? file 강화식 2022.04.17 39
30 핑계의 지도 강화식 2022.03.08 18
29 라일락의 추억 [1] 강화식 2022.02.27 56
28 사랑의 마지노 라인 강화식 2022.02.18 17
27 동백 김치 강화식 2022.02.01 34
26 달과 나 (동시) [1] 강화식 2022.01.08 48
25 안경을 부서트린 여자 강화식 2021.09.30 29
24 주변머리 있는 삶 [1] 강화식 2021.09.02 43
» 서성이는 그림자(주변머리 없는 꿈) [1] file 강화식 2021.08.29 48
22 임지호를 떠나 보내고 [1] 강화식 2021.07.18 61
21 6.25의 침묵 [2] 강화식 2021.06.14 61
20 자진모리를 향해서 [3] 강화식 2021.04.30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