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를 삼킨 눈물

2024.02.04 15:28

강화식 조회 수:127

 

튀르키를 삼킨 눈물          연선 - 강화식             

 

 

푸른 빛을 입고 지진 광이 섬뜩하자

까마귀 떼가 울부짖는다

감각기관이 민감한 동물들의 빠른 신호 뒤에

굉음이 우르르 쾅쾅, 건물들이 주저 앉는다

무엇을 향한 분노인가

 

시야를 분간 할 수 없는 매캐함 속에서

여전히 여진을 불러오는 공포가 세포 속에 파고들고

먼지와 잔해에 갇혀버린 남녀노소가

같은 날 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내려 앉은 돌 기둥 사이에서 울부짖는 소리

호흡이 달아나서 뻣뻣해진 딸의 손을 놓지 않는다

아버지의 깊은 목젖 떨림은 한계의 끝에 서고

놀라움 속 기억이 곤두박질치자 잦아드는 울음

 

탯줄을 안고 홀로 살아남아 기적이라 붙여진 이름 아야

힘을 모은 사투가 간간이 호흡으로 이어졌지만

기적을 뒤로하고 사라진 희망의 무지개들

 

긴 숨을 몰아 낼 때마다 근 막에 저장되는 기억들이

관절들은 굳게 하는 통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다친 마음이 깊지만 트라우마로 자리 잡지 않길 기도한다

다시 일어나라 형제의 나라 옛 터어키여

 

기록을 활자로 남길 수 밖에 없는 물리적 제로를 자르고

마술의 힘을 빌어 영혼이라도 달래줄

기적을 보내고 싶다

 

 

 

댓글 1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 2월의 장마 강화식 2024.02.04 103
» 튀르키를 삼킨 눈물 [1] 강화식 2024.02.04 127
37 이태원의 절규 강화식 2024.02.04 103
36 문명의 딜레마 [2] 강화식 2022.09.07 101
35 느낌대로 강화식 2022.07.16 75
34 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 집 둘째 딸) 강화식 2022.06.17 73
33 불행은 전염되나? (산문 시) 강화식 2022.05.29 85
32 봄의 밀도 강화식 2022.04.27 72
31 메타버스의 진실은? file 강화식 2022.04.17 65
30 핑계의 지도 강화식 2022.03.08 53
29 라일락의 추억 [1] 강화식 2022.02.27 93
28 사랑의 마지노 라인 강화식 2022.02.18 44
27 동백 김치 강화식 2022.02.01 64
26 달과 나 (동시) [1] 강화식 2022.01.08 83
25 안경을 부서트린 여자 강화식 2021.09.30 61
24 주변머리 있는 삶 [1] 강화식 2021.09.02 72
23 서성이는 그림자(주변머리 없는 꿈) [1] file 강화식 2021.08.29 91
22 임지호를 떠나 보내고 [1] 강화식 2021.07.18 88
21 6.25의 침묵 [2] 강화식 2021.06.14 98
20 자진모리를 향해서 [3] 강화식 2021.04.30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