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절규

2024.02.04 15:26

강화식 조회 수:103

 

이태원의 절규                   연선 강화식

                                      

 

할로윈이 할퀴고 간 이태원  

싱싱한 에너지의 함성이 뭉친 호흡으로 변하고

119에 죽음을 알린 두 청춘도 비명소리에 갇혀서

멈춘 시간 속을 뚫고 하늘로 갔다

 

화살처럼 파고드는 안타까운 찰나 

순간, 분노는 도돌이표 되어 제프리 디버의 스틸 키스

장면으로 뒤죽박죽 떠오르면서 열 하루가 지난 오후

이태원을 향했다

 

젊음을 삼킨 거리는 침묵했고 상상을 초월한 좁은 골목에

눈길이 섬뜩하자 울컥, 미움이 깊어진다

흰 국화꽃 위에 가을 빛이 힘없이 내려 앉아 울음을 다독이고

숨 가뿐 목탁 소리에 목 메인 아우성이 묻혀 있다

간간이 꽃송일 갖다 놓고 기도하는 중년들의 떨림 속에

핏줄을 부르는 울부짖음이 진하게 묻어 퍼져 나가자

4년 만에 온 고국의 서울 풍경이 미치도록 서럽다

 

미안한 눈물 방울들이 형광 옷을 입은 경찰에 머물고

늦은 흔적을 남기기 위한 보도진들의 카메라가

검은 나비 춤 추듯 허공을 흔들 때마다

그 날의 숨 멎음이 진액처럼 뿌려진다

 

다시는 다시는…..다짐을 낙인 찍으며

우울하게 눌렀다 스마트폰의 셧터를

 

 

이태원 압사 사고--20221029, 외국인 26명 포함 158명 사망.

(남자 56명 여자 102)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 2월의 장마 강화식 2024.02.04 103
38 튀르키를 삼킨 눈물 [1] 강화식 2024.02.04 127
» 이태원의 절규 강화식 2024.02.04 103
36 문명의 딜레마 [2] 강화식 2022.09.07 101
35 느낌대로 강화식 2022.07.16 75
34 아버지 날의 기억 (감나무 집 둘째 딸) 강화식 2022.06.17 73
33 불행은 전염되나? (산문 시) 강화식 2022.05.29 85
32 봄의 밀도 강화식 2022.04.27 72
31 메타버스의 진실은? file 강화식 2022.04.17 65
30 핑계의 지도 강화식 2022.03.08 53
29 라일락의 추억 [1] 강화식 2022.02.27 93
28 사랑의 마지노 라인 강화식 2022.02.18 44
27 동백 김치 강화식 2022.02.01 64
26 달과 나 (동시) [1] 강화식 2022.01.08 83
25 안경을 부서트린 여자 강화식 2021.09.30 61
24 주변머리 있는 삶 [1] 강화식 2021.09.02 72
23 서성이는 그림자(주변머리 없는 꿈) [1] file 강화식 2021.08.29 91
22 임지호를 떠나 보내고 [1] 강화식 2021.07.18 88
21 6.25의 침묵 [2] 강화식 2021.06.14 98
20 자진모리를 향해서 [3] 강화식 2021.04.30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