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정용진 시집 "빈 가슴은 고요로 채워두고"/김인실/코리아 투데이 편집주간
2012.03.11 22:53
<독후감>
200년, 김인실(코리아 투데이 편집주간)
정용진 시집 “빈 가슴은 고요로 채워두고”
척박한 이민사회에 지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삶이 얼마나 건조하고 메마른 가를 느끼기조차 못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슬픔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내적인 정서와 미적인 감각을 상실한 가운데 살아가는 불감증 환자들로서 그 증세 또한 가볍지 많은 않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내가 만나고 접한 일흔다섯 점의 고운 시는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충격으로 잠자고 있는 나태하고 무디어진 우리의 영혼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용진님을 꼭 두 번밖에 뵌 적이 없다. 이번의 시집 출판을 통해 그분의 시세계를 알게 되었고 흙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그분의 삶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시를 사랑하는 나는 많은 시인의 작품을 대해왔지만 정용진님의 시세계는 독특하다. 흙과 바람, 수 십 가지가 넘는 꽃,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 사계절 바다, 섬 이런 자연들이 그의 시상을 통해 거리낌 없이 펼쳐져 가히 목가적이고 서정적이며 또 회화적이어서 한 편의 시를 읽고 나면 한 점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한 듯하다. 그런가하면 아내, 벗, 이름 모를 이웃들의 삶과 더불어 사는 퍽 다정(多情)하고 향토적이며 인간애(人間愛)의 향기를 그로부터 느끼게 된다. 더욱이 잔잔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분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귀한 역사의식이다. 서정적 시인들에게서 보기 드문 아름다움이기에 더욱 돋보이고 귀하게 느껴진다. 조국에 대한 사랑, 어릴 적 뛰놀던 고향 마을에 대한 향수, 자유와 평화에의 끝없는 갈구, 화해를 위한 절규, 이런 것들로 나의 가슴은 잔잔한 감동의 파도가 일게 되고 그분의 시상(詩想)에 마음으로 사랑과 존경이 다가 온다.
흔히 시인은 지나치게 감상적인데 빠져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그것이 시인의 정체성이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나의 시에 대한 취향은 좀 다르다. 작품 속에 역사의식이 없고 그 소재가 인간들의 삶 속에서 떠난 지나친 감상주의나 허구주의의 시(詩)를 나는 거부한다. 니이체가 그랫던 가? “하늘에는 별이 있고 우리의 가슴속에는 이상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두 발은 땅을 딛고 서있다.”고 그렇다고 내가 이념적(理念的)이거나 목적이 있는 서사시(敍事詩)만을 즐긴다는 것은 아니다.
김영랑이나 김소월의 시가 무척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것 같으나 그분들의 시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분명한 민족 사랑과 나라사랑이 그것이다. 특별히 나는 이육사님과 윤동주님의 시를 사랑한다. 잎새 끝에 이는 바람을 감지하는 윤동주님의 섬세함과 그 미세한 움직임조차 괴로워하는 지나치리만큼 깨끗한 양심과 신앙의 자세, 조국사랑 이런 것들이 한때 나를 미치도록 흔들어 놓았다.
정용진님의 시에서 똑같은 감동과 전율을 느끼며 밤을 새워가며 그분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보고 싶어 그리운 벗을 만난기쁨, 고향에 두고 오랜 세월 보지 못해 가슴을 태웠던 부모형제를 만난 그런 반가움과 환희가 나를 흥분케 했다. 작은 풀 한 포기, 실개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 장독대의 오지항아리, 청자, 백자. 저녁노을, 단풍 이런 지극히 작은 것에서도 시상(詩想)을 놓치지 않는 그의 섬세함과 분명한 역사의식, 그리고 삶에 대한 맑고 아름다운 그의 진솔함은 이방인(異邦人)에 여정(旅程)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가히 오아시스와도 같이 신선하고 반가운 도전이기도 하다.
칠십 편이 넘는 작품을 보며 풍요로운 삶에 대한 그분의 열정과 욕심(?)을 엿보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뜻 안에서 살고자 애쓰는 그 분의 구도자(求道者)의 자세, 자신의 가슴에 탐욕을 비운 성실하고 정갈한 삶의 모습, 이런 그분만의 모습 속에서 마음을 온갖 잡되고 허황된 욕심으로 채운 나와 우리에게 자신을 돌아보라는 권면의 음성을 듣게 된다. 하나님과 끈임 없이 대화하며 교제하는 정용진님에게서 우리들을 향해 빈 가슴으로 고요하게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초청하고 그 만남을 기대해 보라는 아름다운 나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바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고 믿는다.
가나안 땅을 향해 척박한 사막에서 지치고 방황하며 불평하는 우리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고 때로는 훈훈하게 감싸주는 이 한권의 시집에서 보석을 캔 기쁨과 환희를 맛본다.
그 분의 말씀대로 그의 시는 연인의 가슴속에서 건져 낸 아픔이요, 생명의 열기이며 영혼의 깃발로 나부끼는 감격이고, 심원에서 출렁이는 물결소리이다.
이 한권의 시집을 통해 잃어버린 당신의 영원과 사랑 그리고 단절되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200년, 김인실(코리아 투데이 편집주간)
정용진 시집 “빈 가슴은 고요로 채워두고”
척박한 이민사회에 지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삶이 얼마나 건조하고 메마른 가를 느끼기조차 못하고 사는 것이 우리의 슬픔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내적인 정서와 미적인 감각을 상실한 가운데 살아가는 불감증 환자들로서 그 증세 또한 가볍지 많은 않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내가 만나고 접한 일흔다섯 점의 고운 시는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충격으로 잠자고 있는 나태하고 무디어진 우리의 영혼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용진님을 꼭 두 번밖에 뵌 적이 없다. 이번의 시집 출판을 통해 그분의 시세계를 알게 되었고 흙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그분의 삶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시를 사랑하는 나는 많은 시인의 작품을 대해왔지만 정용진님의 시세계는 독특하다. 흙과 바람, 수 십 가지가 넘는 꽃,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 사계절 바다, 섬 이런 자연들이 그의 시상을 통해 거리낌 없이 펼쳐져 가히 목가적이고 서정적이며 또 회화적이어서 한 편의 시를 읽고 나면 한 점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한 듯하다. 그런가하면 아내, 벗, 이름 모를 이웃들의 삶과 더불어 사는 퍽 다정(多情)하고 향토적이며 인간애(人間愛)의 향기를 그로부터 느끼게 된다. 더욱이 잔잔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 분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귀한 역사의식이다. 서정적 시인들에게서 보기 드문 아름다움이기에 더욱 돋보이고 귀하게 느껴진다. 조국에 대한 사랑, 어릴 적 뛰놀던 고향 마을에 대한 향수, 자유와 평화에의 끝없는 갈구, 화해를 위한 절규, 이런 것들로 나의 가슴은 잔잔한 감동의 파도가 일게 되고 그분의 시상(詩想)에 마음으로 사랑과 존경이 다가 온다.
흔히 시인은 지나치게 감상적인데 빠져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그것이 시인의 정체성이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나의 시에 대한 취향은 좀 다르다. 작품 속에 역사의식이 없고 그 소재가 인간들의 삶 속에서 떠난 지나친 감상주의나 허구주의의 시(詩)를 나는 거부한다. 니이체가 그랫던 가? “하늘에는 별이 있고 우리의 가슴속에는 이상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두 발은 땅을 딛고 서있다.”고 그렇다고 내가 이념적(理念的)이거나 목적이 있는 서사시(敍事詩)만을 즐긴다는 것은 아니다.
김영랑이나 김소월의 시가 무척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것 같으나 그분들의 시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분명한 민족 사랑과 나라사랑이 그것이다. 특별히 나는 이육사님과 윤동주님의 시를 사랑한다. 잎새 끝에 이는 바람을 감지하는 윤동주님의 섬세함과 그 미세한 움직임조차 괴로워하는 지나치리만큼 깨끗한 양심과 신앙의 자세, 조국사랑 이런 것들이 한때 나를 미치도록 흔들어 놓았다.
정용진님의 시에서 똑같은 감동과 전율을 느끼며 밤을 새워가며 그분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보고 싶어 그리운 벗을 만난기쁨, 고향에 두고 오랜 세월 보지 못해 가슴을 태웠던 부모형제를 만난 그런 반가움과 환희가 나를 흥분케 했다. 작은 풀 한 포기, 실개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 장독대의 오지항아리, 청자, 백자. 저녁노을, 단풍 이런 지극히 작은 것에서도 시상(詩想)을 놓치지 않는 그의 섬세함과 분명한 역사의식, 그리고 삶에 대한 맑고 아름다운 그의 진솔함은 이방인(異邦人)에 여정(旅程)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가히 오아시스와도 같이 신선하고 반가운 도전이기도 하다.
칠십 편이 넘는 작품을 보며 풍요로운 삶에 대한 그분의 열정과 욕심(?)을 엿보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뜻 안에서 살고자 애쓰는 그 분의 구도자(求道者)의 자세, 자신의 가슴에 탐욕을 비운 성실하고 정갈한 삶의 모습, 이런 그분만의 모습 속에서 마음을 온갖 잡되고 허황된 욕심으로 채운 나와 우리에게 자신을 돌아보라는 권면의 음성을 듣게 된다. 하나님과 끈임 없이 대화하며 교제하는 정용진님에게서 우리들을 향해 빈 가슴으로 고요하게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초청하고 그 만남을 기대해 보라는 아름다운 나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바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고 믿는다.
가나안 땅을 향해 척박한 사막에서 지치고 방황하며 불평하는 우리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고 때로는 훈훈하게 감싸주는 이 한권의 시집에서 보석을 캔 기쁨과 환희를 맛본다.
그 분의 말씀대로 그의 시는 연인의 가슴속에서 건져 낸 아픔이요, 생명의 열기이며 영혼의 깃발로 나부끼는 감격이고, 심원에서 출렁이는 물결소리이다.
이 한권의 시집을 통해 잃어버린 당신의 영원과 사랑 그리고 단절되었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