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두울 땐 하늘을 보자구요

2020.03.11 14:32

한성덕 조회 수:62

마음이 어두울 땐 하늘을 보자구요

                                                                                   한성덕

 

 

 

  신종 ‘코로나19’가 사람들을 계속 공격한다. 그놈들은 인간을 극히 싫어하는 화성에서 온 별종인가? 착하거나 악하거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더러운 자도 깔끔한 사람도 거침없이 찌른다. 신을 믿는 종교인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비켜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신천지의 신(?)께서 ‘질병 따위는 범접(犯接)도 못한다.’고 하셨다. 그 말에 신종 바이러스는, ‘누가 그 따위 소리를 하느냐?’고 발끈했나? 신천지에 찰싹 들어붙어서 대한민국 전체를 들쑤시고 있다. 이 다급한 때에 신천지 신은 도대체 뭘 하시나? 불로불사(不老不死)한다는 능력으로 ‘코로나19’를 박멸하시면, 세계가 발칵 뒤집혀 한국의 진짜 신을 보려고 난리일 텐데. 그러면 자연스럽게 신의 현현(顯現)으로 추앙받을 게 아닌가? 안 하시는 건지 못하시는 건지, 뭉그적거리다가 잠잠하던 바이러스가 신천지를 덮쳐버려 이 난리가 아닌가? 하여간 허황된 소리에 어이가 없고 참 기가 막히다. 정통교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교리를 진리처럼 전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이 괴질을 속히 거두어달라며 우리 하나님께 간청해야지.

  이 땅에는 ‘코로나19’가 아직도 창궐하고 있다. 곳곳의 볼멘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앞이 캄캄하고 심신이 지쳐있으며, 서로를 경계한다. 가족이나 형제도, 친척이나 친구도 생이별을 시키는 악성 괴질이다. 이런 때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색채 심리학자들은, 하늘의 파란색을 ‘심오한 색’이라고 했다.

  무주의 두메산골 자그마한 동네에 살면서, 하늘은 산으로 켜켜이 둘러싸인 틈새로 늘 하늘만 보고 살았다. 허나 바다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군산으로 수학여행을 가서야 보았다. 그때 수평선과 파란 하늘이 맞물리면서 파란빛이 내 안으로 파고 들었나? 하여간 그때부터였는지는 몰라도 파랑색을 퍽 좋아하게 되었다.

  자동차를 두 번 구입했다. 첫 번째 승용차는 7인승 산타모였다. 파란 색깔이 없어 흰색으로 10년을 넘게 탔다. 두 번째는 9인승 카니발 승합차였다. 목회자로서 교인들도 수송하고 승용차처럼 사용할 셈이었다. 색깔은 당연히 하늘이 연상되는 파란색이다. 201111월부터 지금까지 나의 발이다.

  색채 심리학자들은 파란색을 왜 ‘심오하다’고 했을까? 하늘의 파란색을 맘대로 만질 수 없으면서도 모든 것을 보호해주고 덮어줄 것만 같은 안정감? 조물주의 초월적인 능력이 하늘에 있고, 그 분의 보좌 역시 하늘에 있다는 생각? 아니면, 바다와 하늘의 파란색깔이 광대함과 무궁함을 느끼게 하는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해석이 참 어렵다 싶었는데, 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었다. ‘파랑색은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하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심리학자들이 일러준 말이다. 그래서 내 차에 오르면 차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었나? 차가 커서 편안한 게 아니라 파란색이 주는 평안함이었단 말이지? 거참 신기하다.

 

  어려서부터 눈과 귀에 익은 무지개색 '빨주노초파남보', 그 일곱 가지 무지개색깔 중에서 난 언제나 파란색을 꺼내들었다. 지질이도 가난했던 소년의 어둡고 칙칙한 마음을 어디서 달랬을까? 그저 파란 하늘만 멍~하게 바라보았을 뿐이다.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해결 될 것만 같았다. 하늘은 언제든지 날 보듬고 어루만지며, ‘희망을 잃지 말라’고 용기를 주었다. 그 파란 하늘이 늘 내 안에 있었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것만큼이나, 어둡고 칙칙한 마음을 달래는 방법도 다양하다. 지금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들끓는다. ‘누구의 탓’을 따지는 것은 나중 일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오로지 하늘에 있다. 한 소년이 암울하고 어둠속에 있을 때도 ‘힘을 내라’고 용기를 준 건 하늘이다. 하늘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희망도, 용기도, 오롯이 하늘에 있으니 우리 모두 하늘을 바라볼 일이다.

                                           (2020. 3.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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