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 08:22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51030/1587239
흥부 듀오 (2025년 10월 31일 한국일보 금요단상))
이희숙
요사이 남편이 유튜브를 보며 즐거워한다. 우리 집에 생기가 도는 듯하다. 손흥민 선수가 로스앤젤레스팀으로 옮겨 활약하면서부터다. 골이 들어갈 때 느끼는 짜릿한 통쾌감을 무엇에 비기랴. 한인 교포들에게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추석엔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 후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LAFC의 경기를 시청했다. 한국의 대표적 명절인 추석을 조용히 보내긴 아쉬워 밥이라도 먹자며 가족을 불러 모았다. 몇 가지 음식을 만들고 누렇게 익은 감을 따서 접시에 소복이 담으며 나누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다. 딸과 손주는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우리네 마음에도 불그스레 행복이 여물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함께 응원하며 세대 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기에 더욱 좋은 시간이 되었다.
올해 여름, 손흥민은 그동안 활약했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로 이적했다. 그의 LAFC 입단은 재미 교포에게 큰 관심을 받았고 한인 커뮤니티는 감동하며 큰 자긍심을 갖는다고 할까. 그는 이미 세계적인 축구 스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지만, 특히 그가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LA에서 뛴다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기 때문이다. 그를 보기 위해 구름떼같은 관중이 몰리고 열광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한인타운에서는 응원 열기로 가득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와 팬 미팅 등을 통해 세대나 계층 간 벽도 허문다. 자연스레 한인 커뮤니티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렇기에 손흥민을 응원하면서 우리 민족도 세계적인 무대에서 이렇게 활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손주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한국인의 노력과 끈기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은가. 즉 차세대에게 손흥민 선수는 훌륭한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인물이기에 그의 존재는 스포츠를 넘어 삶의 방향성과 꿈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될 터이다. 그의 한 발 한 발이, 경기장 위의 드리블이, 수많은 교포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다.
그의 태도와 리더십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어 넣고, 그의 활약이 동료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더욱이 주목할 점은 바로 ‘흥부 듀오’이다. 듀엣은 함께 노래하거나 연주할 때 쓰는 단어다.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한 조연이 아니라 서로 함께 곡을 이끌어 간다. 탁월한 통솔력과 인성을 가진 손흥민이 부앙가 선수와 듀엣 경기를 실현하고 있다. 핵심 공격수 콤비로 활약하며, 두 선수 모두 득점력과 도움 능력이 뛰어나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은 이기기 위해 뛰는 경기에서 보기 힘든 일이지 않은가.
이에 ‘흥부 듀오’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일컫는 신 용어인 게다. 손흥민의 '흥'과 부앙가의 '부'를 따와서 흥부 듀오로 부른다. 어원은 흥부전에 등장하는 흥부에서 비롯했을 터. 서로의 몫을 챙겨주려 논에 볏단을 몰래 옮겨 놓은 전래동화 ‘의좋은 형제’의 끈끈한 형제애를 확인하는 듯하다. 보름달 아래 서로의 정체를 알아채고 웃는 형제의 모습이 크게 클로즈업된다.
‘흥부 듀오!’ 앞으로 또 다른 듀엣의 활약을 기대한다. 재미교포와 손흥민 역시 ‘흥부 듀오’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수필) 흥부 듀오
요사이 남편이 유튜브를 보며 즐거워한다. 곁에서 나도 주먹을 불끈 쥐며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 집에 생기가 도는 듯하다. 손흥민 선수가 로스앤젤레스팀으로 옮겨 활약하면서부터다. 골이 들어갈 때 느끼는 짜릿한 통쾌감을 무엇에 비기랴. 한인 교포들에게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추석엔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 후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LAFC의 경기를 시청했다. 한국의 대표적 명절인 추석을 조용히 보내긴 아쉬워 밥이라도 먹자며 가족을 불러 모았다. 평소 바쁜 딸내미와 전화도 자주 못 하기에 오랜만에 얼굴을 보며 서로 정을 나누기 위해서다. 애써 몇 가지 음식을 만들고 누렇게 익은 감을 따서 접시에 소복이 담으며 나누는 기쁨을 맛보았다.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우리 가족 마음에도 불그스레 행복이 여물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특히 축구 선수로 뛰고 있는 손자와 함께 응원하며 세대 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기에 더욱 좋은 시간이 되었다. 골이 터졌을 때의 환희, 패배의 아쉬움을 함께 느끼며 감정을 나누는 경험은 가족 간 유대를 깊게 할 뿐 아니라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올해 여름, 손흥민은 10시즌 동안 활약했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로 이적했다. 그는 폭풍처럼 질주했다. “손흥민,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잡습니다.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수비수 두 명을 제쳤습니다! 그대로 전진합니다! 왼발, 오른발, 다시 왼발 페인트! 슈—웃! 들어갔습니다! 미국을 흔드는 그 이름, SON!”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감아 찬 슛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고, 해트트릭의 순간엔 상대 골키퍼조차 고개를 떨구었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손흥민이 미국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 미국판도 뒤집었다!’라는 신문 기사 머리글이다. 미국 주요 매체도 그는 단순히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라 전체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했다.
그의 LAFC 입단은 재미 교포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그의 활약을 바라보며 한인 커뮤니티는 감동하며 큰 자긍심을 갖는다고 할까. 그는 이미 세계적인 축구 스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지만, 특히 그가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LA에서 뛴다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그를 보기 위해 구름떼같은 관중이 몰리고 열광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고국에서 LA 경기장을 찾아온 팬은 손흥민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고 했다. 한인 축제 퍼레이드엔 손흥민 유니폼을 입은 관람객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한인타운에서는 응원 열기로 가득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와 팬 미팅 등을 통해 세대나 계층 간 벽도 허문다. 자연스레 한인 커뮤니티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렇기에 손흥민을 응원하면서 우리 민족도 세계적인 무대에서 이렇게 활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손주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한국인의 노력과 끈기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은가. 즉 글로벌 한류 스포츠 아이콘이 된 손흥민 선수는 차세대에게 훌륭한 롤모델이 될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인물이기에 그의 존재는 스포츠를 넘어 삶의 방향성과 꿈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될 터이다. 그의 한 발 한 발이, 경기장 위의 드리블이, 수많은 교포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다.
그의 태도와 리더십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어 넣고, 그의 활약이 동료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바로 ‘흥부 듀오’이다. 듀오는 두 개의 독주 악기로 서로 다른 높낮이를 맡아서 함께 연주할 때 쓰는 단어다.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한 조연이 아니라 서로 함께 곡을 이끌어 간다. 탁월한 통솔력과 인성을 가진 손흥민이 부앙가 선수와 듀엣 경기를 실현하고 있다. 핵심 공격수 콤비로 활약하며, 두 선수 모두 득점력과 도움 능력이 뛰어나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은 이기기 위해 뛰는 경기에서 보기 힘든 일이지 않은가. 부앙가가 골을 넣을 수 있던 기회에 멀티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양보해 골 대신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것으로 바꿨다. PK 기회가 왔을 때 두 선수가 서로 기회를 양보하려는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흥부 듀오’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일컫는 신 용어인 게다. 손흥민의 '흥'과 부앙가의 '부'를 따와서 흥부 듀오로 부른다. 어원은 흥부전에 등장하는 흥부에서 비롯했을 터. 서로의 몫을 챙겨주려 논에 볏단을 몰래 옮겨 놓은 전래동화 ‘의좋은 형제’의 끈끈한 형제애를 확인하는 듯하다. 보름달 아래 서로의 정체를 알아채고 웃는 형제의 모습이 크게 클로즈업된다. 두 선수는 LAFC 공격진에서 함께 뛰며 좋은 시너지를 낼 뿐 아니라 합작은 새로운 획을 긋는 화제를 불러왔다. 또 다른 경기에선 손흥민이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부앙가로 하여금 결승 골을 넣게 하여 1:0 승리를 거두게 하였다. 손흥민은 부앙가의 골을 함께 기뻐했다. 그러기에 손흥민을 경기중 웃음 짓는 드문 선수라고 부른다.
‘흥부 듀오!’ 앞으로 또 다른 듀엣의 활약을 기대한다. 손흥민과 교포들이 만들어갈 성과는 소중한 것이다. 재미교포와 손흥민 역시 ‘흥부 듀오’의 조합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