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풀어준 미켈란젤로

2004.08.29 11:57

강학희 조회 수:245 추천:10


















[김영나의 서양미술산책] [28]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피에타'는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를 표현한 작품을 말한다. 24세에 첫 피에타 상을 제작한 미켈란젤로에게 죽은 그리스도의 이미지는 늘 그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바로 6일 전까지도 네 번째 피에타 상을 제작하고 있었다. 여러 피에타 상 중 가장 강렬하고 감정적인 작품은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피렌체 성당에 있는 피에타 상(1548~1555)이다.

피렌체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와 그를 뒤에서 부축하는 아리마테아의 요셉(니코메데스라는 설도 있음), 양옆에 있는 성모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 등으로 이루어진 군상이다. 비애감을 주면서도 안정적이었던 초기의 피에타와는 달리 그리스도의 자세는 각이 진 지그재그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보는 사람이 불편한 정도로 긴장감을 주며, 고통과 고난의 표현이 강렬하게 전달된다.

미켈란젤로는 8년 동안 이 작품에 매달리다 어느 날 갑자기 망치로 그리스도의 왼쪽 다리를 부수기 시작했다. 제자들의 만류로 중단되었지만 이 피에타는 결국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 작품을 파괴하고자 했던 그의 강한 분노, 그리고 다시 손을 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추측이 있었다. 당대의 기록가 바자리는 하인 우르비노가 빨리 끝내라고 재촉했으며, 대리석 자체에 흠집이 있음을 발견하는 등, 여러 가지가 미켈란젤로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그리스도의 다리가 마리아의 무릎 위에 늘어뜨려져 있어 본의 아닌 오해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라거나, 작업이 잘 진행이 되지 않자 파괴적인 마지막 손질로써 그 작업에서 자신을 해방시키려 했다는 등의 여러 가지 해석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많은 미완성 작품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어쩌면 미켈란젤로 자신은 미완성 작품을 하나의 완성작으로 간주했을지도 모른다는 시각도 나왔다. 예술가의 내면세계와 창작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천사를 풀어준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가 조각을 할 대리석을 사기 위해
    가게들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마땅한 재료를 구하지 못해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데,
    어느 가게에서 전혀 쓸모 없어 보이는
    대리석 덩어리를 구석으로 밀쳐 놓으려고 했다.

    지나다가 그 모습을 본 미켈란젤로는 급히 달려가 물었다.

    "이 대리석의 값이 얼마요?"

    "그 대리석은 아무 쓸모가 없으니 그냥 가져가시오."

    미켈란젤로는 그 대리석 가게에서 10년이나 안 팔려
    누가 그냥 가져가기를 바라던 큰 대리석 하나를
    한 푼도 주지 않고 얻어왔던 것이다.

    그 뒤 1년이 지나자 미켈란젤로는
    그 대리석 가게 주인에게 찾아가 조각상이 완성되었으니
    언제 한 번 들러달라며 집으로 초대했다.

    어느 날 대리석 가게 주인은 미켈란젤로의 집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와 천사들이 조각된
    아름다운 조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가 쓸모없다고 업신여기며 거저 준
    대리석 덩어리였던 것이다.

    대리석 가게 주인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물었다.

    "어떻게 선생님은 그 볼품없던 대리석을
    이렇게 훌륭한 조각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까?"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대답했다.

    "그 대리석 안에 갇혀 있는 천사가 나를 부르더군.
    그래서 내가 풀어주었을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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