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7 15:34

담 안의 사과

조회 수 67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671
846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638
845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752
844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성백군 2014.01.03 760
843 장미에 대한 연정 강민경 2013.12.26 1033
842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760
841 수필 감사 조건 savinakim 2013.12.25 821
840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705
839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755
838 아동문학 호박 꽃 속 꿀벌 savinakim 2013.11.22 1038
837 억세게 빡신 새 성백군 2013.11.21 692
836 낙엽단상 성백군 2013.11.21 625
835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674
834 갓길 불청객 강민경 2013.11.07 697
833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736
832 밤송이 산실(産室) 성백군 2013.11.03 721
831 가을의 승화(昇華) 강민경 2013.11.02 794
830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윤혜석 2013.11.01 843
829 시월애가(愛歌) 윤혜석 2013.11.01 778
828 수필 코스모스유감 (有感) 윤혜석 2013.11.01 850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18 Next
/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