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8 10:22

늦가을 억새 / 성백군

조회 수 23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늦가을 억새 / 성백군

 

 

늦가을

산마루를 거닐던 노신사

오름길이 힘든지 잠시 멈춰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실바람에도

흰 머리카락은 먼 길 떠나려 하고

굽은 등은 수렁에 빠진 양 휘청거리는데

발밑, 저 유년의 산기슭에는

아직도 세상을 이기려고 악착 떨던

초록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버리면 되는데

이 나이 먹도록 포기가 안 돼

삶을 놓을 수가 없어서

골짜기에 이는 고운 단풍은 울긋불긋 피멍인 것 같고

언덕 위 나목의 힘찬 가지들은 쓸쓸합니다

 

그래도,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 ?
    독도시인 2021.12.29 12:11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55 시조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1 376
2054 보내며 맞이하며 헤속목 2021.12.31 240
2053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0 170
2052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9 301
2051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12.28 219
2050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8 160
2049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7 153
2048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6 145
2047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5 159
2046 시조 성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4 171
2045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259
»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233
2043 시조 만추晩秋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03 195
2042 진짜 부자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30 169
2041 시조 꽃 무릇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30 281
2040 시조 낙법落法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9 288
2039 시조 기다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8 138
2038 시조 어제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7 155
2037 시조 안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6 136
2036 시조 백수白壽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5 149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