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희 서재 DB

만남의 방

| 유봉희의 시감상방 | 만남의 방 | 작가갤러리 | 시문학포럼 | 제1시집 | 제2시집 | 제3시집 | 제4시집 |
| 나의 즐감시 | 나의 영상시 | 명상갤러리 | 음악갤러리 | 미술갤러리 |

조향미, 「온돌방」

2011.01.30 10:38

arcadia 조회 수:724 추천:14




시: 조향미, 「온돌방」 낭송: 김상현









































align=middle classid=clsid:D27CDB6E-AE6D-11cf-96B8-444553540000>
NAME="FlashVars" VALUE="">
VALUE="http://for-munhak.or.kr/_renewal/_flashpoem/poem20070212.swf">
NAME="Base" VALUE="">
VALUE="0">
VALUE="">
NAME="ProfilePort" VALUE="0">
quality="high" bgcolor="#ffffff" width="550" height="400" name="poem"
align="middl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pluginspage="http://www.macromedia.com/go/getflashplayer" /
WMode="Transparent" allowScriptAccess='sameDomain' allowNetworking='internal'>








 온돌방




-  조 향 미





할머니는 겨울이면 무를 썰어 말리셨다

해 좋을 땐 마당에 마루에 소쿠리 가득

궂은 날엔 방 안 가득 무 향내가 났다

우리도 따순 데를 골라 호박씨를 늘어놓았다

실겅엔 주렁주렁 메주 뜨는 냄새 쿰쿰하고

윗목에선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아랫목 술독엔 향기로운 술이 익어가고 있었다

설을 앞두고 어머니는 조청에 버무린

쌀 콩 깨 강정을 한 방 가득 펼쳤다

문풍지엔 바람 쌩쌩 불고 문고리는 쩍쩍 얼고

아궁이엔 지긋한 장작불

등이 뜨거워 자반처럼 이리저리 몸을 뒤집으며

우리는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갔다

그런 온돌방에서 여물게 자란 아이들은

어느 먼 날 장마처럼 젖은 생을 만나도

아침 나팔꽃처럼 금세 활짝 피어나곤 한다

아, 그 온돌방에서

세월을 잊고 익어가던 메주가 되었으면

한세상 취케 만들 독한 밀주가 되었으면

아니 아니 그보다

품어주고 키워주고 익혀주지 않는 것 없던

향긋하고 달금하고 쿰쿰하고 뜨겁던 온돌방이었으면












  • 우리도 이런 「온돌방」에서 자랐습니다.


  • 방에서 방 한쪽에 무가 마르고 호박씨가 널려 있고 메주 뜨는 냄새가

    나던 콩나물처럼 쑥쑥 자랐고 향기로운 술처럼 익어갔습니다. 문고리

    쩍쩍 얼어붙던 겨울날에도 여물게 자랐습니다.
    지금의 아이들도 이런 온돌방에서 노릇노릇 토실토실 익어가며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장마처럼 젖은 생을 만나도 / 아침 나팔꽃처럼 금세

    활짝 피어나곤” 했으면 좋겠습니다. 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문학집배원 도종환 / - 낭송 성우 김상현



  • 시 「온돌방」: 조향미


  • 1961년 경남 거창 출생. 부산대 국어교육과 졸업.

    1984년 무크지『전망』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현재 부산 문현여고에 재직 중이다.

    시집『길보다 멀리 기다림은 뻗어 있네』

    『새의 마음』『그 나무가 나에게 팔을 벌렸다』 등이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말러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 - 베니스의 미로를 흐르는 선율 arcadia 2015.06.22 10346
    공지 [한 컷의 과학] 지구는 또 있을까 ~ 노벨상 1 - 15 回 arcadia 2015.06.14 18466
    공지 음악, 나의 위안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arcadia 2015.06.03 1683
    공지 리스트 ‘두 개의 전설’ · 프란치스코의 기적을 소리로 arcadia 2015.06.03 8748
    공지 버클리문학회초청 문학캠프 특강의 소감 · 이용욱 교수 [1] 유봉희 2015.05.08 8533
    공지 용재 오닐의 슬픈노래 中 ‘장미와 버드나무’ arcadia 2015.05.03 3529
    공지 모차르트 ‘편지 이중창’ - 산들바람의 노래 arcadia 2015.04.28 3284
    공지 '음악이 있는 아침' - Alice Sara Ott plays Chopin arcadia 2015.03.29 1572
    공지 TV문학관 메밀꽃필무렵 - 이효석 arcadia 2015.03.26 2611
    공지 TV문학관 소나기 - 황순원 원작 arcadia 2015.03.25 6707
    공지 ‘봄비’… 김소월 유봉희 2015.03.19 11476
    공지 미당탄생100년 - '바이칼' 호숫가 돌칼 外 arcadia 2015.01.18 959
    공지 특집다큐 - 玆山魚譜 200주년 新자산어보 2부작 arcadia 2014.12.23 589
    공지 겨울왕국 - Frozen - Let It Go 유봉희 2014.05.01 587
    공지 버클리문학산행 ㆍ Mt.Tamalpais & Bear Valley 유봉희 2013.02.11 2471
    공지 2014'시인들이뽑는시인상'수상(유봉희·한기팔) [1] 유봉희 2014.09.25 969
    공지 2014 '시인들이뽑는시인상' 시상식장에서 - 유봉희 유봉희 2014.12.13 1942
    공지 슈만 - 여름날의 평화 (Sommerruh ) [1] ivoire 2011.06.03 2577
    공지 Steinbeck Center / Berkeley Literature [1] 유봉희 2010.07.23 3613
    공지 윤동주 문학의 밤 - 버클리 문인들 [1] 유봉희 2009.09.08 1755
    공지 Fine Art Exhibition · 유제경 展 [2] 유봉희 2009.06.17 9579
    공지 MOM's Paintings / 어머니의 오솔길 · 유봉희 [1] 유봉희 2009.04.20 2443
    공지 Wallnut's Spring / Ducks & Egg Hunting'09 [1] 유봉희 2009.04.15 1415
    공지 인생덕목 (人生德目) /김수환 추기경 말씀 [1] 양승희 2009.02.27 1525
    공지 Bear Creek Trail [1] 유봉희 2008.12.30 1790
    공지 Earth and Environment arcadia 2009.01.06 1597
    공지 산와킨강 · San Joaquin River-&-Wallnut [1] 유봉희 2008.10.25 1973
    공지 [KBS 시가 있는 음악세계] 소금화석 [1] Amellia 2007.06.07 2001
    공지 내 별에 가다 [1] 박영호 2006.09.30 1965
    419 인디언의 땅, 2부 그랜드, 브라이스, 자이언 캐니언 arcadia 2011.02.13 906
    418 인디언의 땅, 1부 그랜드 캐니언 arcadia 2011.02.07 775
    » 조향미, 「온돌방」 arcadia 2011.01.30 724
    416 많이 행복합니다. 오연희 2011.01.05 446
    415 새해 인사 감나무 2011.01.04 448
    414 새해 행복하시기를... 윤스아트 ivoire 2010.12.29 514
    413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유봉희 2010.12.29 547
    412 송년 · 연말회송(年末悔頌) arcadia 2010.12.26 571
    411 聖誕과 新年을 祝福 祈願~!!! 이기윤 2010.12.23 494
    410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오정방 2010.12.22 462
    409 Seasons Greetings! The Christmas Tree Angel 유봉희 2010.12.17 474
    408 무엇이든 · 겨울철 건강, · 꿀 · 도라지로 지키세요 arcadia 2010.12.17 807
    407 森浦가는 길 · The way to Sampo arcadia 2010.12.14 654
    406 Merry Xmas · O Holy Night 外 유봉희 2010.12.14 926
    405 돌 속에 내리는 눈 · 눈 이야기 arcadia 2010.12.09 702
    404 눈오는 밤에…· 김용호 arcadia 2010.12.04 607
    403 겨울나무 - 장석주 arcadia 2010.12.02 763
    402 Encore Art Painting - 千鏡子의 魂 유봉희 2013.03.13 1383
    401 심장의 적신호, 부정맥 (irregular pulse) arcadia 2010.11.30 854
    400 하늘에서 본 지구 · From Above Sky - slide 유봉희 2010.11.28 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