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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리로

2006.06.21 03:48

유봉희 조회 수:642 추천: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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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리로
유 봉 희

탁자 위에 한 묶음 국화가
가까이 코를 대면
그제야 제 이름을 말한다

미미한 향기
그래도 제 향기

그들은 벌 나비 날개짓을 알고 있을까
벌 날개 같은 꽃잎들이 동그랗게
나비춤을 추려 한다
그들은 달 뜨고 별 지는 하늘을 보았을까
속 꽃잎들은 달 모양으로 떠서 별빛을 담아 놓고 있다
그들은 가을 바람에 허리 휘어본 적이 있을까
가느다란 줄기가 곧 휘어질 것만 같다

조그맣게 부르는 소리
작은 손짓으로 멈추게 하는

미미한 향기
그래도 제 향기
작은 소리로 제 이름을 말하고 있다.



유봉희 제 1 詩集 소금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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