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두고 갑니다
2011.07.23 08:00
하루를 마감할 즈음--정석영
여름 긴 하루해가 지고 저물녘이 오면 그래도 인적이 그리운지,
산모롱이를 돌아 마을로 들어서는 어귀로 산책을 나간다.
거기, 묵은 묫벌에 하얗게 하얗게 풀꽃이 피어 있다.
그분들의 소박한 삶인지 해맑은 웃음인지,
미풍에 살래살래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도 거기 대좌하니 마침 먼-산 소쩍새 소리도 날아와 같이 앉는다.
내 어릴 적 뽑아 먹던 삘기도 저렇게 자라 함께 하얀 손 흔들고 있다.
모두가 스스럼없는 나의 한 이웃이다.
더없이 아늑하고 평화로운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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