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영웅을 만든다?
역사적으로 다소 예외는 있지만 많은 지도자나 특수분야의 사람들이 타고난 시대 덕분에 영웅이 될수 있었다는것은 기정사실이다. 
한 예로 Winston Churchill이 세계 역사의 영웅이 될수 있었던 주 요인은 그가 2차대전중 보수당 대표로 수상직에 올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히틀러를 만나고와서 평화는 계속된다라고한 그의 선임자 Neville Chamberlain이 lame duck 으로 추락한것이 처칠을 한 수 더 올려준 셈이 되었던것이다. 그에 앞서 젊은 처칠은 보수당과 자유당을 번갈아 옮기며 정치생명을 지켰는데 만일 그가 2차 대전당시 전쟁과는 거리가 먼 자유당원이었다면 지금까지 처칠의 이름은 없었을것이다.
어제저녁 영국의 수상 Boris Johnson이 중환자실로 실려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예외적으로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10일전쯤 그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을 받은후 자진 격리를 했는데 지난 일요일밤 주치의의 권유로 병원으로 실려갔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급기야 중환자실로 옮겨진것이다. 자진격리와 입원초기까지 계속 국정에 관여하는 모습을보고 그래도 상태가 괜찮다고 생각되어 마음을 놓았었다. 자진격리중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두세번 정도 문밖에 나와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박수동원에 참가하는 모습을보며 마음이 짠했지만 그래도 견딜만한가보다고 생각했었다. 허나 결국은 병원으로 실려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걱정이 앞선다.
사실 처음에 영국내 코로나 감염소식이 퍼질때 그를 비롯한 몇몇각료의원들과 의료계의  지도자들이 방송에 나와서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이 바이러스 감염은 일반 독감(flu)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걱정없는 소리로 큰소리를 칠때 나는 속으로 저들이 곧 큰코 다칠텐데 너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얕잡아본다고 염려 했었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방송에 나와, 일반대중에게 신체접촉을 피하고 서로간의 거리조정을 하라고 경고하면서도 국정을 담당하는 자신들은 계속 밀집된 국회에서 혹은 회의장에서 함께 섞여 움직이는것을 보고 그들이 상반된 본보기를 보이기에 실망이 앞서곤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 후 얼마안가서 수상을 비롯해 몇몇각료와 의료계권위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올랐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그들의 국정운영상 신체접촉이나 거리조정이 불가피했을것이다. 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인들은 의료권위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그들의 지시를 따르기때문에 처음부터 이것을 경시하고 일반독감과 다를바 없다고 강조했기에 이러한 불길한 발전에 관해서는 의료권위자들에게 화살을 돌릴수밖에 없는 심정이다. 어쨋든 이상황에서 그의  건강이 빨리 회복이 되도록 염원하지만 만일 잘못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존슨수상이 희대에 드문 능력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그의 우스꽝 스러운 성향때문에 광대(baffoon)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그는 확실히 일반 정치인과는 현저하게 그릇이 다르고 독특하다.
한때 미디어에서 그의 여성편력을 파헤치면서 정치적 이슈로 삼아 그의 정치적 생명을 폄하시키려했고 반대파를 중심으로 그가 광대같다는 구실로 잡아 끌어내리려 했었지만 그는 그럴수록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역습으로 예리한 기술과 강한집념으로 성공적인 효과를 보여 능력있는 지도자임을 증명했다.
특히 이 바이러스가 터지기 바로전,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집념은 EU 지도자들을 감탄케했고 그들은 나아가서 탈퇴하도록 최대한 지지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 상황에 이르자 EU 잔류파들은 그가 선거없이된 수상이라고 그의 권위를 무시하면서 EU탈퇴를 반대했을때 그는 즉각 선거를 공표했다. 선거일이 12월의 겨울이라 유권자들도 많치 않을거고 노동당의 당수가 득세하는 과정이어서 노동당이 승리할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허지만 선거의 결과 보수당은 물론 노동당이나 무관심의 유권지들도 그를 지지해 영국 역사상 유래없이 산사태같은 득표차로 승리하며 그의 신임을 완전히 뿌리박았다.

아무튼 지금시점에서 그가 이 바이러스의 희생타가 되면 그에게 영웅적 예우가 갖추어질수 있지만 다시 회복되고 이 바이러스가 퇴치되어 안정을 찾게되면 초기대응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질책의 대상이 되고 lame duck으로 전락할수도 있다. 이 예기치 못했던 이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로 이건 비단 영국만이 아니고 많은 국가의 대표들도 비슷한 입장에 있는것으로 안다. 하지만 내개인적으로는 존슨은 시대를 떠나서나 안떠나서나 관계없이 분명히 희대의 영웅감임을 장담할수 있다. 그래서 지금 중환자실에서 투병하는 그를 생각할때 평소에 생각지도 않던 정치인들이었는데 그에 대해서만은 간절한 기도가 저절로 터져나옴을 금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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