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격 여권갱신

2020.10.28 19:24

강창오 조회 수:22

여권만료가 가까워지면서 갱신을 하려던차 코로나 격리기간이 시작됐다.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여권사무국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단정적으로 “Don’t try it” 경고였다. 시간이 흘러 여권이 만료되었고 혹시나 갑작스런일로 travel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은근한 염려가 앞서 최근 다시 사이트를 찾았다. 이번엔 “Don’t try it” 대신에 코로나로 인해 4 주정도 걸릴것이라는 경고로 바꼈고 이때다 싶어 즉시 On-line 여권갱신작업에 들어갔다. 사진 section 에 도달하니,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사진번호를 받는 촬영소 증명사진이면 된다는 것이었다. 밤8 시가 좀 넘긴했지만 한창 갱신작업중이라 옆집 매어리에게 전화한후 부랴부랴 iPhone을 들고 찾아들어갔다. 조금 서투른 매어리의 솜씨긴 했지만 몇장중 괜찮은것 하나를 선택해 다시 작업을 시작하려 했는데 그다음 설명이 머리를 때렸다. 사진배경이 반드시 공백이어야 한다는것이다. 아뿔사! 그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니 내 뒤로 매어리의 근사한 액자그림 하나가 떡하니 걸려있지 않은가? 기껏 찍은건데, 아무튼 허탈한 마음으로 사진관에 가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갱신작업을 중단했다.

다음날 아침 양복과 넥타이까지 매고 얼굴에 크림까지 바른후 깨끗히 단장한 모습으로 사진관에 갔다. 사진사가 처음 두 컷을 찍어 여권사무국에 연결시키니 사진번호가 안뜨는것이었다. 나보고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것 같다며 땀을 닦으라고 티슈를 건네주었다. 아무튼 다시 7-8 번까지 찍는동안 계속적으로 땀을 닦아냈고 사진사가 신중히 작업을 했지만 사진번호는 영 뜨지 않는것이었다. 그 사진사는 더이상 할수없다며 사진을 그냥 줄테니 양식을 뽑아 우편으로 보내보라는 것이었다. 일단 좌절이 됐지만 곰곰이 생각했다. 만약 우편으로 보냈다가 사진이 안맞으면 그것도 한달이후로나 reject통보를 해줄텐데 그러면 그때가서 다시 신청하면 3-4달까지 갈거리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진사에게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고 다시 찍겠다고 했더니 엉뚱하게도 자기네 화장실은 쓸수없다고 하지 않는가! 할수없이 근처 동네 수퍼마켓으로 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열심이 세수를 하는데 누가 뒤에서 내 엉덩이를 건드리며 “Sorry” 하는것이었다. 누가 들어오다 실수였거니 하고 비누거품진 얼굴을 계속 닦고있는데 계속 엉덩이를 건드리며 “Sorry”를 연발하는것이었다. 이상한 생각이들어 뒤를 돌아보니 어느 노인네가 휠체어를 타고 내옆의 비좁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는것이었다. 아무튼 빨리 끝내고 다했다고 비켜주었지만 이미 바지를 적셨는지 그 노인은 투덜대며 얼굴을 찡그리고 있어 보는 나의 마음을 착잡하게 만들었다.

맙소사! 오늘 재수가 왜 이런가 한탄하며 다시 사진관으로 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진을 한컷 찍자마자 사진사가 흥분조로 “It’s done”하며 소리를 치는것이었다. 너무나 조바심을 했던터라 처음엔 사진사의 말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보통때면 10분정도 걸릴일을 1시간 반이나 씨름하다보니 갑자기 맥이 풀렸다. 그런데 그 사진사가 사진을 주는게 아니라 받은번호를 주며 그것을 입력하라는것이었다. 집에오자마자 서둘러 그 갱신작업을 다시 시작했고 의아한 마음으로 photo section 에 그 사진번호를 입력하는 순간 놀랍게도 사진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가. 갱신작업을 다 끝내고나니 마음은 안도되었지만 갑자기 George Orwell의 Big Brother시대가 생각났다. 와우! 이런 세상이 되었구나! 이제는 세상이 Big brother 시대에 접어들어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시스템에 기록되고 연결되어 통제받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마음이 오싹해옴을 멈출수 없었다.

아무튼 놀랍게도 그 후 4일만에 새여권을 보냈다는 문자가 왔고 다시 2틀만에 여권이 집으로 배달되었다. 이렇게 빨리될수가? 여태까지 관공서일처리가 이렇게 빨리 된것을 본적이 없는데!!! 새여권을 너무도 빨리 받게되어 기쁜것은 말할것도 없고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한편으론 코로나때문에 여권신청차가 많치않아 빨리된것으로 생각하니 코로나덕을 볼때도 있다는 모순을 배제할수가 없었다.

일주일전까지만도 “Don’t try it”에 허탈했고, 4 weeks 경고에 조금 희망을 가졌는데 일주일만에 새여권이 내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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