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뜰얘기 3 – 새끼 까마귀 구하기

까악 까악 까악! 몇년전 어느 늦은 봄날오후, 갑자기 대낮에 절박하게 울어대는 까마귀의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공중에서 나는 새소리 치고는 너무도 가까이들려 의아스러운 마음으로 정원으로 뛰어나갔다. 한눈에 들어온 광경은 까마귀 한마리가 정원 한가운데 앉아서 퍼덕이며 다급히 까악소리를 연발하는것이었다. 무슨일인가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보았는데도 날아가지 앉고 그냥 퍼덕이기만 하는것이었다. 혹시나 어디가 다쳐서 날지못하고 이곳에 추락했나하고 가만이 살펴보니 이것이 덩치만 컸지 아직도 새끼 까마귀임을 직감했다. 어느 높은 둥지에서 실수로 떨어진듯했다.
그냥놔 두면 다른 정원짐승들에게 피해를 당할새라 일단 박스하나를 찾아서 보호차 그속에 넣었다. 그다음 오후내내 지렁이라든가 송충이들을 잡아서 박스속에 넣어주었는데 먹지를 않아 나중에는 젓갈로 집어서 입에대주니 다행이도 그때서야 조금씩 먹기시작하는 것이었다. 해가 기울자 일단은 그박스를 차고에 넣두었다. 혹시나 밤에 잘못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지만 다음날 아침 차고를 열어보니 그놈이 건재하게 목청높여 다시 까악되는 것이었다. 다시 부랴부랴 먹이를 찾아 아침을 먹인 후 내 일과에 들어갔다.
점심때쯤되어 다시 까악소리가 높이 울려퍼졌다.  가만이 듣건데 이번엔 독창이 아니라 삼중창으로 요란했다. 다시 황급히 정원으로 뛰쳐나갔다. 이번엔 커다란 두 까마귀가 공중에서 까악꺼리고 빙빙돌고 있었고 새끼 까마귀는 박스속에서 위를 보며 안타까이 까악으로 응답했다. 보나마나 어미 까마귀들이 새끼의 실종을 알고 찾으러 나왔다가 우리집 차고에서 울려나오는 새끼 까마귀소리를 인식하고 위에서 애타게 부르짖는 것이었다. 아무튼 일단 새끼 까마귀를 박스에서 꺼내 정원 한가운데 놔두고 멀리서 지켜보았다. 새끼는 계속 날지못하고 퍼덕이며 어미들을 향해 애처럽게 구조의 까악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어미들은 내려오기가 불안스러운지 계속 공중을 맴돌며 요동쳤다.
그모습을 보며 도대체 어떻게 이 까마귀가족을 도와주어야하나 생각하다가 일단 새끼를 좀더 안전하게 어미들 가까이 접근 시키고자 높은 사다리를 지붕에 기대놓고 새끼를 집어들고 지붕위에 올려다 놓았다. 날지를 못하기에 걱정이 되었지만 딱히 벙법이 없었다. 까마귀가 새중에서는 가장 지능이 좋고 전체 동물중에서도 지능이 상위권이라 한다. 그래서 한편으론 어미들이 잘 처리할거리는 은근한 기대감과 함께 호기심이 감돌았다.
어쨋든 어미들의 구조작전에 방해가 될까 싶어 거실로 들어와 앉아있었는데 잠시후 그 까악 삼중창 소동이 멈췄다. 신기한 마음으로 다시 나가 지붕위를 살폈다. 물론 공중의 어미들도 없었지만 새끼 까마귀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다시 지붕밖으로 떨어졌나 집주위를 삿삿이 살폈지만 전혀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어미들이 새끼를 붙잡고 날아갈수는 없었겠지만 아마도 추측으로는 먼저 새끼에게 먹이를 많이 물어다준 다음 날도록 유도했을터이고 그 새끼는 어미들의 존재가 위안과 격려가 되어 더욱 extra energy를 발휘해 함께 날아갈수 있었을것이라. 아무튼 나의 어설픈 도움으로 인해  까마귀가족이 다시 재회했다는데 대해 조그만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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