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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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무조건적인) 사랑

2021.12.21 22:31

정종환 조회 수:302

나는 내 인생을 내가

만들었다고 믿었다

수십년 살았다. 수백년 살 것처럼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내 능력의 역사 뿐이었다

그런 역사 책 뒷 표지

끝 모서리 바코드에서 찾았다. 기산 고모할머니.

언제나 웃으셨고, 따뜻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금 눈물이 흐르고 있다.

결혼을 앞 둔 어느 날, 중환자실에서

약혼자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참, 아름답구나." 그리고 떠나셨다.

수십년 지났다

어머니는 내게 말했다

"너를 기른 것은 내가 아니라

고모할머니다. 네 뒤도 손으로 닦았다.

네가 아플 것 같다고."

그런데도 한번도, 하나도 그 사랑이

기억나지 않는다

남아 있지 않다

기억할 수 없는 사랑,

회상할 수 없는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은 그래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호흡이 되었다.

 

--"스완네 집쪽으로" 조금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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