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6 18:13
자기야, 꽃 봐라! - 이만구(李滿九)
이른 아침에 산책하러 정문을 나서다 보니
테라스 맨 끝 화분에 노란 장미 가을꽃 피어있다
다시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
어제는 나의 생일날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대추꽃 박힌 약식 만들어 주던
신혼 때부터 '자기'라 부르던 아내에게
아주 샛노랗게 피어 있으니 나와 보라 하니
"응 알았어", 그냥 나중에 볼 거라 한다
해를 등지고, 산 쪽으로 난 아스팔트길 위에
길게 늘어진 밀짚모자 쓴 내 그림자 드리운다
요즘 나이는 회갑이 중년인 것처럼 느끼 듯
이곳 날씨로서 연말 때쯤 되어야 가을인 것을
시월 나뭇잎은 아직 낙엽질 생각이 없다
눈부신 햇살 속에 피어난 아침 장미가
로즈빌 집의 정원에 핀 노란 장미 생각게 한다
눈 오지 않는 크리스마스, 우리 집 테라스에
붉은 단풍잎이 장미 가시에 걸리어 있는
지나온 나날의 가슴 시린 옛 기억들...
이국의 철 그른 가을이 날 다시 울리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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